글로벌 투자사 “큰손, 국민연금 잡아라”

  • 입력 2007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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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 규모가 200조 원이 넘는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적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국민연금의 눈길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민연금의 덩치가 워낙 큰 데다 해외 투자 비중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지난해 총 189조 원 중 약 10%인 17조6056억 원을 해외에 투자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미국 국채 등 안정적인 채권 투자였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주식을 비롯해 부동산, 인프라펀드, 사모펀드(PEF) 등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내부적으로 정한 2007년 해외주식투자 목표액은 6조1600억 원. 지난해 1조2638억 원의 약 5배에 이른다.

공단은 해외자본시장에서의 자금원 역할뿐 아니라 선진 자산운용기술을 배워 와 직접 투자를 할 방침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최근 크레디트스위스자산운용(CSAM)과 모건스탠리자산운용(MSIM)의 미국 뉴욕본부 등에 올해 하반기부터 연간 20여 명의 인력을 파견해 선진 자산운용기법을 전수받는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공단은 5월 열리는 기금운용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6월경 이들 운용사와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 직원들은 자산 배분, 투자 실무, 리스크관리 등 선진운용기법과 시스템을 습득하는 임무를 띠고 연 6개월까지 운용사에 파견된다.

크레디트스위스와 모건스탠리가 ‘영업비밀’인 운용기법까지 전수하겠다는 당근을 내놓으며 공단의 선택을 받은 것.

앞으로 공단으로부터 간택받기 위한 운용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더 많은 운용사와 손잡고 다양한 분야의 해외 투자에 나설 방침이기 때문이다.

오성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기금이 매년 20조∼25조 원씩 늘어 2012년에는 400조 원 규모로 늘어나는데 국내 투자만으로는 시장을 왜곡하고 위험도 높다”며 “해외 투자를 늘림과 동시에 선진 투자기법을 배워 와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직접 운용을 하는 역량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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