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 신임 원장 “정부 맹신이 실패 불러”

  • 입력 2007년 4월 17일 03시 00분


16일 취임한 김종석 신임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 일각의 반시장적 분위기에 맞서 한경연을 시장경제 확산의 산실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훈구  기자
16일 취임한 김종석 신임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 일각의 반시장적 분위기에 맞서 한경연을 시장경제 확산의 산실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훈구 기자
“정부 역할에 대한 맹신(盲信)이나 사회주의, 지나친 이익집단 요구 등은 모두 시장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입니다.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반(反)시장적 분위기에 맞서 시장경제를 확산시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종석(52·경제학 박사) 한국경제연구원 신임 원장은 16일 취임 직후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경제가 효율성 제고라는 과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한경연이 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인 김 원장은 최근 조석래 신임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의 요청으로 전경련 부설 한경연 제7대 원장으로 영입됐다.

본보 12일자 A2면 참조
▶전경련, 핵심인원 교체…대정부 강경노선 예고

김 원장은 현 정부 경제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을 ‘시장기능에 대한 불신과 정부기능에 대한 맹신’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정책들이 누적되면서 한국 경제의 활력과 기업환경을 많이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한경연이 최종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 ‘시장경제체제의 확립’이라면 그 방법은 경제의 유연성 확대가 될 겁니다. 경직된 노동시장, 수도권 규제 등 입지 규제와 출자총액제한제도 같은 투자 규제 등의 비(非)효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연성 회복이 꼭 필요한 과제입니다.”

김 원장은 “한경연과 정부는 국가경제 발전이라는 목표는 같지만 방법론의 차이를 갖고 있을 뿐”이라며 서로 다른 의견을 드러내놓고 토론하며 최선을 찾아가는 것이 경제발전을 위해서도 좋다고 했다.

그는 시장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협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분식회계, 정치자금 등과 관련해 현행법을 위반해 처벌받은 기업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처럼 기업과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반감과 불신을 초래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김 원장은 “조석래 회장에게도 이런 부분에 대해 얘기했고 조 회장도 같은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6일 김 원장을 직접 만나 “한경연 원장으로 적합한 인물을 몇 분께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한결같이 김 교수를 추천하더라”며 “침체된 한경연을 맡아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는 16일 처음 출근해 연구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외부에서 열리는 세미나, 토론회 등에 나가 자유롭게 의견을 얘기하라”며 “한경연에도 ‘스타 연구원’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연구물을 발표하는 데 그치지 말고 정부와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합니다. 2년간의 원장 재임 기간 중 최고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맞수가 될 수 있는 민간 연구소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 원장은 최근 한국 사회의 이념 지평을 크게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뉴라이트 운동’의 대표적 이론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현재 뉴라이트재단 이사를 맡고 있으며 특히 경제 분야에서 뉴라이트 이론의 틀을 많이 제공했다.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친 뒤 KDI 연구위원을 거쳐 홍익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대학생은 물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은 ‘맨큐의 경제학’을 매제인 서강대 경제학부 김경환 교수와 공동 번역하기도 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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