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늄 케이스 휴대전화…프리미엄 제품 + α는 첨단소재

  • 입력 2007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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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31·회사원) 씨는 최근 티타늄 케이스로 만들어진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했다. 기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가볍고 티타늄의 색상과 촉감이 고급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등산용 티타늄 코펠과 카본파이버(탄소섬유) 케이스의 노트북 등을 구입한 첨단 소재 마니아다. 2, 3년 전까지는 제품의 성능과 고급스러운 디자인, 깔끔한 끝마무리가 프리미엄 제품과 일반 제품을 구분하는 잣대였다.

그러나 최근 프리미엄 제품들은 성능과 디자인은 기본이고 티타늄, 마그네슘, 카본파이버, 가죽 등 첨단·고급 소재를 사용해 승부를 걸고 있다.

○ 첨단소재 사용 면도기-골프채 등 쏟아져

현대자동차는 내년 상반기 판매되는 차세대 고급세단 ‘BH’에 벤츠 BMW 아우디 등이 사용하고 있는 알루미늄 서스펜션(현가장치)을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강철제품보다 가벼워서 승차감과 함께 운동성능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BMW는 스포츠카인 ‘M6’와 ‘M3 CSL’의 지붕을 카본파이버로 만들었다. 카본파이버는 차의 강성을 높이면서도 무게중심을 낮출 수 있어 코너링에 유리하다. BMW는 또 엔진에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해 차체의 무게를 30kg 정도 줄였다.

벤츠는 초고성능 스포츠카 ‘SLR’의 차체에 카본파이버를, 아우디 포르셰 등은 브레이크 부품에 카본 복합소재를 사용해 기능성을 크게 높였다.

삼성전자는 2월에 티타늄 케이스로 만들어진 고급 휴대전화인 ‘울트라에디션2’를 내놨다. 이 제품은 티타늄 특유의 질감과 색감을 강조해 유럽 소비자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캐논도 지난해 말 티타늄 케이스의 소형 디지털카메라를 선보였다. 소형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처음으로 1000만 화소 시대를 연 이 제품 역시 성능과 소재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아수스는 노트북 케이스에 카본파이버와 가죽을 사용해 감각적인 젊은 층에 어필하면서 판매가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이 밖에도 티타늄과 카본나노튜브 등 첨단 소재를 사용한 코펠과 등산용 스틱, 면도기, 안경테, 자전거, 골프채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 강도 높지만 가격 비싸 대중화 걸림돌

카본파이버의 경우 무게가 철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강도는 10배에 이른다.

제작에 시간이 많이 걸려 철판을 사용할 때보다 3배 이상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고가(高價) 제품에만 사용되고 있다.

티타늄은 강도가 강철의 2배 이상이며 내열성과 내식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소재의 특성 때문에 나타나는 줄무늬와 차가운 회색빛이 특징이다.

다만 가격이 비싸고 가공도 힘들어 제품을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 수 없어 아직 폭넓게 사용되지는 않는다.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탄소나노튜브는 강도가 강철의 100배에 이르는 꿈의 신소재로 대부분의 공산품에 사용될 전망이지만 아직 대량생산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산업자원부는 탄소나노튜브 소재 산업이 이제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지만 2010년경이면 국내에서만 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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