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시간 단축 추진 금융노조 간부 2주간 중남미 연수

  • 입력 2007년 4월 13일 03시 05분


은행 영업시간 단축을 주장하고 있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의 위원장 및 각 지부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 17명이 중남미로 약 2주일 일정의 연수를 떠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금융노조와 금융계에 따르면 김동만 금융노조 위원장, 김동섭 사무처장, 안기천 대외협력본부장, 국민 기업 신한은행 등 14개 지부 노조위원장 등 17명의 노조 간부들은 6일 브라질, 멕시코, 페루, 쿠바 등 중남미 국가를 둘러보는 해외연수를 떠났다. 이들은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멕시코와 좌파 대통령을 배출한 브라질의 노동운동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지난해 말 계획한 연수”라며 “영업시간 단축 추진’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연수를 기획한 금융노조의 다른 관계자는 “중남미 연수비용은 올해 노조 운영 예산에 잡혀 있던 것은 아니다”라며 “(연수비용을 댄) 스폰서가 따로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 관계자에 따르면 중남미 2주 일정 여행은 개인당 최저 300만 원에서 많게는 600만∼700만 원에 이른다.

17명이 약 2주일간 수개국의 중남미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50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2000만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노조 간부들의 해외 연수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과 누리꾼들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이날 금융노조 홈페이지와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중남미에 무슨 선진 금융을 배우러 가느냐”, “이제는 금융노조를 ‘귀족노조’라 부르면 안 된다. 서민과 귀족들에 군림하는 ‘황제 노조’라 불러야 한다”, “은행들에 쏟아 부은 천문학적 공적자금, 그게 다 국민 세금인 줄 모르느냐”는 등의 비난 글이 수백 건이나 올랐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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