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값 10만원선 떨어진다

  • 입력 2007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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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인터넷 기능 삭제 ‘실속폰’ 시판 허용

무선인터넷 기능이 없는 ‘실속형 휴대전화’ 판매가 허용되면서 가격이 최대 10만 원 정도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인터넷 기능을 빼면 고성능메모리 등 비싼 부품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0일 정보통신 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인터넷 기능이 없는 휴대전화의 시판을 허용키로 했다고 1일 밝혔다.

강대영 정통부 통신전파방송정책본부장은 “현재 이동통신 고객 중 47%만이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기능의 휴대전화를 강제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2005년 4월 이후 국내에서 생산되는 휴대전화 기기에는 표준 무선인터넷 소프트웨어인 ‘위피(WIPI)’를 의무적으로 탑재해야 했다. 따라서 무선인터넷 기능이 없는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소비자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 송파구 잠실5동의 손병두(34) 씨는 “그동안 쓰지도 않는 인터넷 기능에 대한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며 “늦긴 했지만 정통부 결정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업계 및 휴대전화 제조업체는 이해관계에 따라 찬성과 반대가 엇갈리고 있다.

KTF와 LG전자는 정통부 발표에 찬성하고 나섰다. KTF는 화상과 음성통화만 가능한 저가(低價) 휴대전화로 3세대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으며, LG전자는 KTF에 무선인터넷 기능이 없는 저가단말기를 공급하기로 했다.

반면 다른 단말기 업체들과 SK텔레콤은 정통부의 결정에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무선인터넷 매출 비중이 28.5%에 이르러 관련 분야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업계의 한 관계자도 “노키아 등 외국 업체의 저가 휴대전화가 쏟아져 국내 업체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국 업체들은 위피에 맞춰 제품을 다시 개발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국내 진출을 미뤄 왔다.

한편 정통부는 무선인터넷 기능이 있는 휴대전화에 대해서는 계속 위피 탑재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위피(WIPI)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말한다. 무선인터넷 플랫폼은 휴대전화에서 PC의 운영체제(OS)와 같은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다. 위피는 휴대전화 기종이나 이동통신사에 관계없이 무선인터넷 콘텐츠 호환이 가능하게 하자는 취지로 2001년부터 개발돼 2005년 4월부터 모든 휴대전화에 의무적으로 장착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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