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용 대림회장, 전경련회장 선출 난맥상 비난

  • 입력 2007년 3월 20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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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신임 회장을 선임한 20일 전경련 회장단인 이준용 대림회장이 회장선출을 둘러싼 그간의 난맥상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대림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지난 2개월간 회장선출과 관련된 잡음이 전경련의 위상에 큰 상처를 남겼다며 전경련 사무국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강신호 전임회장이 3연임 '과욕'의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총회에서 '70대 회장 불가론'의 '돌출발언'을 해 사실상 신임회장 선출을 무산시키는 요인을 제공했던 이 대림회장은 이날도 회장단 내부에서 오갔던 은밀한 논의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굴지 기업들의 모임인 전경련 회장단의 비공식적인 대화내용이 외부로 노출되고 전경련 부회장이 회장과 사무국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25일 신라호텔 모임 이후 2개월 가까이 우여곡절을 겪으며 많은 부회장들이 반목하는 것처럼 보이고 좀 정신나간 것처럼 보이기도 한 연유를 밝여야 겠다"며 이는 "강신호 회장과 사무국이 전경련의 위상에 너무 많은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며 앞으로 전경련 운영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 회장은 "1월25일 신라호텔 모임 때 강 회장이 한번 더 맡아주셔야겠다는 생각으로 갔는데 돌아오면서는 어떻게 하든 3연임을 막아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 3연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이날 회의를 계기로 바뀌었으며 이는 강 회장의 연임 시도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21일 조선호텔 모임(차기회장 선출 논의를 위한 회장단 간담회)은 '물러나는 강회장'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며 "그런데도 지난달 27일 총회가 (무산돼) 오늘로 연기된 것은 강 회장이 그때까지도 3연임 집착을 버리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또 조건호 전경련 상근 부회장이 이후에 다시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3월 27일 강회장 생일, 3월29일 동아제약 주총을 이유로 20일로 예정됐던 임시총회의 연기를 요청했다"며 "이런 생각을 가진 이들이 지난달 총회에서는 어떤 생각을 했겠느냐"고 비난했다.

사적인 '인정'상의 문제로 사무국이 중대한 총회의 재연기를 추진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

이 회장은 "인사문제는 회장선임이나 부회장 영입이나 치밀하게 다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사대상자에 대한 예의부재, 보안부재 등의 난맥상을 보였다"며 "소임의 한계를 모르고 무분별한 발언으로 많은 혼선을 야기한 사무국의 책임을 마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강 회장을 향해 "지난 3년동안 전경련을 이끄느라 피곤할 것이니 이제는 여유시간을 갖고 쉬셔야 한다"며 "미련을 떨쳐버리라"고 '고언'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19일의 회장 간담회 결과를 설명하면서 조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할 것을 제안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지난달 70대불가론을 제기한 당사자로서 "이 제안을 하는 것이 앞뒤가 안 맞아보일지 모르나 나는 떳떳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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