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북한산 ‘농약 인삼액’ 국산 속여 23억대 유통

  • 입력 2007년 3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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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 ‘국적세탁’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그동안 중국산 호두, 고추, 북어 등 농수산물이 ‘북한산(産)’으로 위장돼 들어오다 최근에는 인삼농축액처럼 가공된 건강식품으로 밀려들기 시작한 것.

게다가 이들 식품에서 국내 사용이 금지된 암 유발 농약성분까지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3계는 중국산 및 북한산 인삼농축액과 국내산 홍삼농축액 일부를 섞어 국산제품으로 속여(원산지 허위표시 등) 총 23억5000만 원어치를 판매한 13명을 적발해 제조업자 노모(40)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북한 나진항에서 들여온 20t 이상의 인삼농축액을 북한산이라고 주장하지만, 대부분을 중국산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농약 물질 및 용기에 있던 중국 제품 스티커를 떼 낸 뒤 북한 스티커를 다시 붙여 국적을 세탁했다는 것.

조선족 김모(39·여) 씨 등 수입업자들은 북한산은 ‘민족내부거래’로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중국산에 붙는 20% 관세를 피했고 제조업자는 값이 싼 중국산을 이용해 폭리를 취했다.

노 씨는 또 유명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될 인삼농축액을 9차례에 걸쳐 586kg을 공급했고 B제과에 350kg, C조합에 95kg를 팔았다. 경찰 조사결과 이 제품들에서는 오랫동안 복용할 경우 암, 구토, 기형아 출산 및 홍반 등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금지농약 벤젠헥사크로라이드(BHC) 및 퀸토젠이 검출됐다. 검출량은 허용치 이내지만 장기 복용 시 위험할 수 있어 국내에서는 생산 및 사용이 금지됐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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