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매각 미궁 속으로…‘론스타 매각 재심의 권고’ 파장

  • 입력 2007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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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관한 감사원의 최종 감사 결과가 12일 발표되면서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또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 들었다.

감사원은 감사결과 보고서에서 “금융감독위원회가 은행법상 금융회사를 인수할 자격이 없는 론스타에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한 것은 위법 부당하게 이뤄진 처분”이라고 규정하고 금감위에 매각 직권 취소 등 적정한 조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금융시장의 ‘뜨거운 매물’이 될 가능성이 높았던 외환은행은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최소 1년 이상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전망된다.

론스타는 국민은행과 체결했던 매각 본계약을 지난해 11월 일방적 통보로 파기한 이후에도 외환은행 매각에 대한 의지를 꾸준히 표명해 왔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번 감사원 발표에도 불구하고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을 변함없이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감사원의 발표로 외환은행 매각 작업은 한동안 지연될 상황에 처했다는 전망이 많다.

일단 금감위는 “감사원이 여러 사정을 감안해 이 같은 감사 결과와 후속 조치를 통보한 만큼 법원의 판결이 있을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할 것”이라며 다소 ‘느긋한’ 모습이다.

국민은행 하나은행 농협 등 그동안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표명해 온 유력 금융회사들도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국민은행의 한 임원은 “일단 물건이 시장에 나와야 흥정을 할 텐데 지금은 이 물건이 ‘장물(贓物)’이냐 아니냐를 논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농협의 한 임원도 “국내 토종 자본인 농협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있어 인수를 검토한 사실은 있지만 금융 당국의 껄끄러운 시선을 받으며 지금 인수를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외환은행 전체를 일괄 매각하는 방식과 관련해 다른 매각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규모가 큰 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독과점 우려가 있고 업무가 겹치면서 ‘좋은 일자리’가 한꺼번에 날아갈 수 있다”며 “여러 투자자에게 지분을 나눠 파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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