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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27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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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과정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갖추는 등 감사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감사원은 미국산 쇠고기 검역 문제에 관해 정부 부처 간 의견 조율이 안 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한미 FTA 협상에 장애가 초래된 점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윤철(사진) 감사원장은 최근 본보 기자와 만나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에게서 한미 FTA 협상 전반에 관한 설명을 들었는데 (협상 과정에) 몇 가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우리 측 협상 과정을 파악한 뒤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감사원의 고위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 검역 문제의 경우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농림부 간에 의견 조율이 안 돼 한미 FTA 협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부처 간 의견 조율이 안 되면 감사원이 적절한 의견을 제시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 검역 문제는 한미 FTA 정식 의제는 아니지만 미국은 이를 FTA 타결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 FTA 타결을 위해선 정부가 관련 부처의 의견을 모은 뒤 미국과의 쇠고기 검역 협상 타결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농림부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전수(全數)조사 후 쇠고기 뼛조각이 없는 박스만 수입’을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은 ‘뼛조각이 발견되더라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어 수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자부, 재경부 등은 농림부의 이 같은 강경한 태도 때문에 섬유, 자동차, 무역구제 등 FTA 협상 자체가 난항을 겪고 있다며 농림부가 미국산 쇠고기 검역 문제에 유연한 태도를 취할 것을 내심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12월 당시 경제부총리로서 농산물 시장 개방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한-칠레 FTA 협상을 성사시킨 바 있는 전 원장이 이번 감사를 통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한미 FTA 협상 타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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