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윤교중 사장 “외환銀 인수 다시 추진하겠다”

  • 입력 2007년 2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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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가 다시 외환은행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교중 하나지주 사장은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집무실에서 본보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내년 이후 외환은행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외환은행 인수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과의 경합 끝에 지난해 3월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한 하나지주가 다시 인수 의사를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사장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과 관련해 법원 판결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 금융감독위원회 대주주 적격심사가 남아 있는 만큼 올해 안에 매물로 나오기는 힘들겠지만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안 뛰어들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나지주는 외환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탈락한 뒤 독자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성장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왔다.

지난해 11월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국민은행과 맺은 매각계약을 일방적으로 깬 후에도 “외환은행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윤 사장은 론스타가 최근 외환은행으로부터 4000억 원대의 배당을 받은 만큼 가격을 좀 깎아야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경쟁이 붙으면 그게 문제가 되겠느냐”고 말해 공격적으로 인수전에 다시 나설 의향이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실제로 하나지주는 외환은행 인수 재추진에 대비한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지주의 다른 한 임원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통째로 팔거나 2004년에 합병한 외환카드를 떼어 따로 파는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다”며 “상황별로 대비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론스타가 은행과 카드를 분할 매각하는 것이 하나지주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며 “중국 진출에 역점을 두고 있는 하나지주로서는 미국 유럽 등에 점포가 많은 외환은행보다는 회원이 800만 명에 이르는 외환카드에 더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지주가 이번에 인수 재추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외환은행 인수전은 다시 서서히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국민은행과 농협중앙회, 그리고 하나지주가 ‘3파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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