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공격경영이다”…한국씨티은행장 연임된 하영구 행장

  • 입력 2007년 2월 16일 03시 00분


최근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15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첫 번째 임기에서 다진 통합을 기반으로 두 번째 임기에는 알찬 성장을 이뤄 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최근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15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첫 번째 임기에서 다진 통합을 기반으로 두 번째 임기에는 알찬 성장을 이뤄 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씨티의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외화상품-해외펀드 판매 주력”

씨티은행은 현재 세계 105개국에 진출해 있다. 이런 글로벌 금융그룹인 씨티은행에서 한국씨티은행은 중요도를 감안할 때 미국 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 정도로 꼽힐 만큼 위상이 만만찮다.

한국씨티은행을 이끄는 사령탑은 하영구(54) 행장. 그동안의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14일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하 행장은 15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씨티은행이 지난해 6월 미국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에 세운 ‘씨티은행 코리아 지점’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씨티은행이 세운 지점인데도 코리아타운이라는 입지 때문에 한국씨티은행 지점으로 ‘행복한 오해’를 받았어요. 한국인 고객들을 위해 간판은 한글로 ‘씨티은행’이라 적혀 있더군요. 나라마다 같은 기업이미지(CI)를 쓰는 씨티은행도 한국 시장에는 퍽 공을 들입니다.”

3년 연임이 확정된 하 행장은 1시간여에 걸친 인터뷰 동안 ‘통합을 기반으로 한 성장’과 ‘공격적 경영’이란 말을 자주 썼다.

○ 글로벌 그룹에 한국식 경영 접목 주효

1998년 뉴욕에서 씨티그룹과 트래블러스그룹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그룹이 탄생한 것처럼, 한국씨티은행은 2004년 한미은행과의 합병으로 태어났다.

하 행장은 1981년 씨티은행에 입사한 후 2001년 한미은행장, 2004년 한미은행과 통합 출범한 한국씨티은행의 초대 행장을 맡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장수(長壽) 은행장’으로 꼽힌다.

한국씨티은행을 이끄는 그를 씨티그룹 최고경영자인 찰스 프린스 회장은 ‘씨티의 영웅’으로 치켜세운 적도 있다.

하 행장을 만난 이날은 한국씨티은행의 씨티카드 해킹 무단 결제 사고가 세상에 알려진 날이기도 했다. 씨티카드 고객 20명의 신용카드에서 5000여 만 원이 무단 결제된 것.

그는 “씨티은행 자체의 인터넷뱅킹이 아니라 전자상거래 대행업체가 해킹된 것”이라며 “한국씨티은행의 카드 전산 시스템을 올해 말까지 옛 한미은행 시스템으로 통합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한미은행 방식으로 인터넷뱅킹이 통합된 데 이어 카드 전산 시스템도 ‘한국식’으로 바뀐다는 뜻이다.

글로벌 네트워크에 ‘같은 방식’을 요구하는 씨티그룹도 이례적으로 용인했다.

“리볼빙 방식(이용대금의 일정액은 매월 갚고 잔액은 계속 이월되는 결제방식)인 씨티은행 시스템은 리볼빙과 일반 카드가 섞여 있는 한국 상황과 맞지 않았죠. 한국형 독립경영의 첫발을 내딛게 됐습니다.”

○ 국내 지점 수 대폭 확대할 것

하 행장은 “첫 번째 임기에서 통합이란 ‘기초 공사’를 어느 정도 끝낸 만큼 두 번째 임기에서는 공격적 경영을 통해 알차게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국내 지점 수를 대폭 늘리고 기존 지점을 재배치하겠다는 것이다. 105개국의 씨티은행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외화 금융상품과 해외 펀드도 적극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그는 외국계 투기 자본이 국내 기업이나 금융회사를 싸게 산 다음 비싼 값에 팔고 나가는 이른바 ‘먹튀(먹고 튀기)’ 논란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외국계 투기 자본이 국내에 들어와 손해를 입는 일도 많은 만큼 자연스러운 경제활동으로 봐야죠. 하지만 안심하십시오. 씨티은행이 계속 한국에 남아 있을 확률은 100%니까요.”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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