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카페]FTA 밀실협상? 百聞이 不如一見!

  • 입력 2007년 2월 14일 02시 58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인사들로 구성된 ‘한미 FTA 국민 참관단’이 한미 양국 간 7차 협상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 워싱턴에 현재 머무르고 있습니다. 전력노동조합, 전국농민단체협의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소속 10명입니다.

정부는 이들에게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김종훈 협상 수석대표는 11일(현지 시간) 미국과의 첫날 협상이 끝난 후 이들을 따로 만나 1시간 반 가까이 대화를 나눴습니다. 또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회 간부는 매일 밤 12시 반까지 이들에게 그날의 협상 상황을 브리핑해 주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들과 미국 내 FTA 관련 기관인 전미산별노조총연맹(AFL-CIO), 육류수출협회, 자동차협회, 상공회의소, 의회 관계자 등과의 만남도 잇따라 주선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들에게 호텔 체재비와 항공비 명목으로 1인당 300만∼400만 원의 비용도 지원했습니다. 과히 ‘융단 지원’이라고 할 만합니다.

이런 ‘성의’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참관단 관계자들은 “직접 미국에 와서 보니 한미 FTA 협상이 밀실 협상이나 졸속 추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 낙관은 일러 보입니다. 한미 FTA 최대 반대 세력인 ‘한미 FTA 저지 범국민 운동본부’는 참관단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또 참관단 일부는 한미 FTA와 무관하게 활동하다 2주 전에 연락을 받고 얼떨결에 참여한 사례도 있어 ‘급조’됐다는 느낌도 듭니다. 참관단도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는 생각에 ‘관변 활동’을 벌인다는 얘기를 듣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더군요.

한미 FTA 협상은 앞으로 우리나라를 위해 정말 중요합니다. 정부의 ‘한미 FTA 국민 참관단’ 지원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말도 나올 수 있지만 전체 국익을 위해 이번에는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정부와 시민단체가 ‘윈윈’하는 역사를 만들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워싱턴=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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