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영]“아시아 틈새금융시장 노립니다”

  • 입력 2007년 2월 7일 02시 55분


홍콩우리투자은행은 지난해 11월 공식 출범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쟁쟁한 투자은행들이 밀집한 글로벌 금융시장인 홍콩에 깃발을 꽂은 ‘메이드 인 코리아’ 금융기관인 것이다.

현상순(사진) 홍콩우리투자은행 대표는 1일 본보와의 국제전화 인터뷰에서 “출범 한 달 전인 지난해 10월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평가하기엔 다소 짧은 기간이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은 꽤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싱가포르 선박회사인 퍼시픽 킹, 일본 시도(CIDO) 해운, 인도네시아 포시즌호텔 등이 경영에 참여하는 신규 리조트 사업에 모두 2억4000만 달러의 금융비용을 주선했다.

자본금 5000만 달러에 22명의 직원을 둔 홍콩우리투자은행은 올해 3000만 달러의 영업 수익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세계적 금융회사들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치중하느라 아시아, 중동, 동유럽 지역에 주력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공략할 ‘틈새’가 생긴 거죠.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은행 사업도 명확한 포지셔닝이 필수입니다.”

현 대표는 “기업들이 정보수집 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구태여 거액을 들여 은행에 투자자문을 요청할 필요가 없어졌다”면서 “이 때문에 은행의 IB업무는 과거 투자자문에서 자기자본투자(PI) 형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국내 금융회사들의 현지 진출 성공 요건은 이렇다.

“인천 송도 신도시에 외국계 병원을 짓고 미국 하버드대의 유명 의사들을 모조리 불러온다고 해서 ‘하버드 병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메릴린치 증권의 애널리스트들을 서울 사무소에 모아 근무하게 해도 마찬가지죠. 최적의 성과 관리와 위기관리가 가능한 현지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합니다.”

홍콩우리투자은행은 외국계 금융회사와 합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 파트너 회사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현 대표는 “미국계 및 유럽계 금융회사들과 합작 조건을 조율 중”이라면서 “상대가 제시하는 조건이 좋더라도 평판이 나쁜 헤지펀드와는 손잡을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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