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쉬는' 남성 처음으로 100만명 넘는다

  • 입력 2007년 1월 14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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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이른바 '명문 사립대학'을 졸업한 이모(33) 씨는 2004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까지 '백수'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헤드헌터 회사를 통해 가끔 입사 제의를 받지만 이 씨는 그럴 생각이 없다. "그다지 마음에 드는 일자리도 없고, 당장 취직을 해야 할 정도로 궁하지도 않다"고 말한다.

이 씨처럼 특별한 이유 없이 직업을 갖지 않고 쉬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보다 22만7000명(1.6%) 늘어난 1478만4000명으로 사상 최대였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15세 이상 인구를 뜻한다.

이 중 '쉬었음'에 해당하는 사람이 약 128만 명이었다. 아프지도, 늙지도 않아 일할 수 있는 데도 취업 의사나 계획이 없는 경우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4만8000명 늘어난 103만3000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100만 명을 넘어섰다. 여성은 24만5000명으로 8000명 줄었다.

이렇게 '쉬었음'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2003년 90만7000명에서 2004년 103만3000명, 2005년 123만8000명 등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취업할 생각과 능력이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남성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구직 단념자 12만2000명 중 남성은 7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4000명(5.6%) 늘어났다. 이는 2000년의 9만 명 이후 가장 많은 숫자. 반면 여성 구직 단념자는 지난해 4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8000명 줄었다.

한편 비경제활동인구 중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의 비중은 15.3%(226만6000명)로 전년보다 0.3%포인트 늘어났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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