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백화점이 잘 안돼!” 롯데 “할인점이 안 풀려!”

  • 입력 2006년 12월 21일 03시 00분


유통업계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가 각각 마트 사업과 백화점 본점의 부진한 실적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신세계의 고민거리는 지난해 8월 문을 연 서울 중구 충무로 백화점 본점.

개관 당시 신세계는 “강북 상권을 제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으나 올해 실적은 길 건너 라이벌 롯데백화점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1월까지 본점 매출액은 약 4000억 원이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본점은 약 1조3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세계 본점의 영업면적은 1만1500평으로 롯데 본점(1만2000평)과 비슷한 규모다.

실적이 뒤진 이유는 △불편한 교통 △다양하지 못한 상품 △숙련되지 못한 서비스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신세계도 나름대로 교통 대책을 세웠다. 서울시를 설득해 백화점 앞 회현 사거리에 좌회전 신호를 신설해 남산 3호 터널을 빠져나온 차들이 백화점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젊은 층이 선호하는 상품을 갖추지 못해 명동의 유동 인구를 끌어들이지 못한 데다 ‘명품 백화점’을 지향하는 직원들의 콧대 높은 서비스로 그나마 찾아온 고객들의 지갑을 여는 데도 실패했다는 게 백화점 업계의 분석이다.

롯데의 고민거리는 마트 사업이다.

롯데는 올해 초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를 인수해 신세계 이마트를 누르고 단숨에 업계 1위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복병 이랜드에 까르푸를 빼앗기고 지금은 업계 3위 자리도 불안해졌다.

실적은 고스란히 임직원의 성과급으로 반영된다.

롯데는 직원들에게 기본 성과급 220%를 지급하면서 백화점 직원들에게는 150∼300%의 추가 보너스를 주기로 했다.

반면 신세계는 약 200%의 성과급을 주면서 할인점 부문 직원들에게는 더 많은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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