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피가 식는다

  • 입력 2006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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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퇴

한국경제가 향후 몇 달 안에 수출 부진으로 경기가 후퇴(Slowdown)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30일 내놓은 한국 투자전략 보고서 ‘추진력이 식어가는 한국경제(Korea Economics Cooling Momentum)’를 통해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조만간 수출 부진에 따른 경기후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는 “한국경제를 긍정적으로 보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경제를 이끌어왔던 수출이 해외수요 감소와 원화강세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생산증가율이 둔화되고 재고량이 증가하는 것은 경기가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원화강세 때문에 한국의 경상수지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원화가치가 높아져 해외여행과 해외투자 수요가 증가하면 서비스수지 적자가 더 커지고, 수출도 어려워져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를 쓴 경제분석가 샤론 램 씨는 “한국경제가 내년에도 성장을 유지하려면 건설 부문 투자를 늘리고 내수를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기업들은 ‘오싹’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구분업황BSI
2006년 1월87
2월81
3월91
4월87
5월83
6월83
7월77
8월72
9월84
10월86
11월83
자료: 한국은행

회복 기미가 엿보이던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3개월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국 2503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조사’를 한 결과 11월 제조업 업황 실사지수(BSI)는 83으로 10월에 비해 3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 업황 BSI는 올해 8월 72까지 추락했다가 9월 84, 10월 86으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다가 이번에 다시 떨어졌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이 수치가 100 밑이면 그 반대다.

기업들이 한 달 후 경기가 어떻게 될지를 예상하는 ‘업황 전망 BSI(12월 기준)’도 92에서 86으로 6포인트나 하락했다.

한은 조사통계팀 임건태 과장은 “11월 들어 달러당 원화 환율이 많이 떨어지면서 기업들 사이에 수익성이 안 좋아질 것을 걱정하는 심리가 퍼진 것이 BSI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계속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261개 제조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내년 1분기(1∼3월) 기업경기전망 BSI는 87로 올 4분기(10∼12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조선(116), 가죽·가방·신발(115) 등 일부를 제외하고 기계(95), 전자통신(90), 철강(78), 섬유(73) 등 대부분은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상의는 “민간소비가 위축될 전망인 데다 북핵 위협 등으로 경영환경에 대한 불안심리가 풀리지 않아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더 얼어붙은 것 같다”고 밝혔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서비스업 ‘흔들’

10월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9월 증가율(6.4%)의 절반으로, 7월(1.9%)을 제외하고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것이다.

업종별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줄었고, 오락 문화 운동 관련 서비스업도 2.8% 감소했다. 반면 부동산 및 임대업이 8.4% 늘었고 의료업(8.0%) 교육서비스업(7.5%)도 강세를 보였다.

문권순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10월 서비스업 생산의 증가세가 주춤한 것은 추석 연휴로 음식업 등의 생산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하강세가 이어질지는 11월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을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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