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삼성플라자 매각 추진…현대-애경-삼성테스코 ‘군침’

  • 입력 2006년 10월 3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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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에 있는 백화점인 삼성플라자의 주인이 곧 바뀐다.

삼성물산은 삼성플라자를 팔기로 하고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인수의향서를 낸 곳은 현대백화점과 애경백화점,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등 세 곳이다.

삼성물산은 이들 회사에 △적정 인수가격 제시 △직원 100% 고용승계 △브랜드 이미지 유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측은 “점포 하나만으로는 유통업계에서 1등이 될 수 없어 매각을 결정했다”며 “매각자금은 삼성물산의 다른 사업부문인 상사나 건설 등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플라자 왜 파나

1997년 11월 문을 연 삼성플라자는 1998년 2700여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알짜다. 지난해에는 56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국 80여 개로 추정되는 백화점 매장 가운데 연간 매출이 5000억 원을 넘으면 상위 10위 안에 든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삼성플라자에서 7km 정도 떨어진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에 신세계백화점 죽전점이 문을 연다.

죽전점은 매장 규모만 1만3000여 평으로 삼성플라자(9300평)를 크게 웃돈다. 유통시장에서 매출 규모가 10조 원에 육박하는 신세계를 삼성물산이 당해 내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판교신도시로 분당신도시 땅값이 크게 오른 상태인 데다 신세계 죽전점이 문을 열기 전에 매각하는 것이 매매차익을 가장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다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짓고 있는 신사옥이 2008년 3월 준공된다. 분당에 있는 삼성물산 직원들이 모두 이곳에 입주할 계획이라고 한다.

삼성물산은 삼성플라자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인 ‘삼성몰’과 분당 사옥을 통째로 인수하는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사활건 3파전될 듯

지난주에 인수의향서를 낸 세 회사 모두 삼성플라자가 고소득층 밀집지역인 분당신도시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현대와 애경은 다(多)점포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삼성플라자가 필요하다.

서울(6곳)과 경기 부천(1곳), 울산(2곳), 부산(1곳), 광주(1곳) 등 전국에 11개 점포를 운영 중인 현대는 경기 남부지역 진출 거점으로 삼성플라자를 활용할 계획이다.

애경은 서울 구로점과 경기 수원점, 평택점(2009년 개장 예정) 등 3개 점포만으로는 롯데 신세계 등 선두회사와 경쟁하기 어려워 추가 점포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테스코 또한 삼성플라자를 인수해 분당신도시에 진출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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