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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0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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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자동차 회사의 연구개발팀에 주어진 ‘특명’이다.
하이브리드카가 2015년에 전체 차량의 25%, 2030년엔 50%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자동차 개발팀도 2004년부터 최근까지 700여 대를 시험 생산하며 기술 축적에 ‘다걸기(올인)’하고 있다.
한국의 하이브리드카 기술력을 보기 위해 본보는 최근 현대차 ‘베르나 하이브리드’와 도요타 ‘프리우스’를 직접 비교해 봤다.
○ 도요타 지뢰밭처럼 각종기술 특허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주유소를 출발해 임진각을 거쳐 서울 은평구 녹번동까지 143km 구간을 함께 달렸다. 실제 주행 상황에서 비교하기 위해 시내 구간을 포함해 급가속, 정속 주행 등 다양한 테스트를 똑같이 했다.
하이브리드카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연비는 베르나가 L당 14.0km, 프리우스가 17.3km로 나왔다.
모두 공인연비보다는 떨어지는 기록이었다. 그래도 비슷한 배기량의 휘발유 엔진 차량에 비해서는 15∼30% 좋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은 프리우스가 10.7초로 베르나의 11.4초를 근소하게 앞섰다. 두 차량 모두 시속 100km를 넘어도 가속하는 데 크게 답답하지 않아 운동 성능은 합격점이었다.
베르나는 아직 시험생산 단계이고 프리우스는 올해로 양산 판매된 지 10년째가 되기 때문에 두 차종을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 전체적인 완성도와 연비에서 프리우스가 확실히 앞서는 모습이었지만 가속력과 고속주행 능력 등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현대차가 연구개발에 전념하면 도요타 기술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보였다.
두 차량의 가장 큰 차이점은 프리우스는 엔진이 꺼진 채 모터로 저속 구간에서 주행이 가능한 하드 타입인 반면에 베르나는 모터가 주행 중 엔진의 보조 역할만 하는 소프트 타입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 베르나는 프리우스에 비해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것이 단점이었다.
현대차 하이브리드카 프로젝트팀 김철수 부장은 “도요타가 지뢰밭처럼 각종 기술에 특허를 걸어 놓아서 기술 개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대차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2010년경 상품성 높은 양산 모델을 만드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다른 업체들도 하이브리드카 개발나서
1997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카 양산을 시작한 도요타는 올해까지 10년 동안 모두 58만 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팔았다. 도요타는 내년 40만 대, 2010년에는 100만 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할 계획이다.
GM과 다임러크라이슬러 폴크스바겐 BMW 등 다른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카를 연료전지차(수소 자동차)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반짝하는 틈새시장일 것으로 예측해 오다 연료전지의 상용화가 예상보다 늦어지자 도요타의 독주를 막기 위해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최상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미래에 살아남으려면 하이브리드와 연료전지 관련 기술의 개발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시급하다”며 “일본 정부는 일반인에게 판매되는 하이브리드카 판매 금액의 15% 정도를 지원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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