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취업자수 7년만에 최저

  • 입력 2006년 9월 1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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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독일의 질트로니크사(社)는 2억 달러(약 1900억 원)씩 모두 4억 달러를 투자해 2008년 준공을 목표로 싱가포르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한국에 공장을 세우려 했지만 질트로니크사가 한국의 열악한 투자환경 등의 이유를 들어 싱가포르행(行)을 고집했다.》

이 합작 공장이 싱가포르로 감에 따라 한국 경제는 800여 개의 일자리를 잃게 됐다.

제조업체의 공장 해외 이전 등의 영향으로 한국의 제조업 취업자 수가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전국의 제조업 취업자는 411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416만7000명에 비해 5만3000명(1.3%) 감소했다.

8월의 제조업 취업자는 1999년 8월의 402만3000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은 수이다.

1963년 60만 명 수준이던 제조업 취업자는 이후 급속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1991년 연간 평균 515만6000명으로 정점에 올랐다.

그러나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는 극심한 불황과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391만 명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경기 회복에 힘입어 2000년에 429만3000명으로 다시 늘었지만 이후 대체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취업자 중 제조업 종사자의 비율도 1991년 1월 30.1%에서 올해 8월에는 17.4%로 내려앉았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의 산업구조가 노동 집약형에서 기술 집약형으로 바뀌고 있는 데다 자동화 진전 등으로 필요인력이 줄어드는 등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각종 규제, 인건비 상승 등으로 국내외 제조업체들이 새 공장을 중국 등 다른 나라에 짓거나 공장을 이전하는 데 따른 영향도 적지 않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 분야에서는 국내외 기업들이 한국에 공장을 지어 고용을 창출하도록 적극 유도하는 동시에 제조업 일자리를 대신할 좋은 일자리를 서비스업종 등에서 새로 만들어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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