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무진 ‘에너지’로 제2의 도약 꿈꿉니다”

  • 입력 2006년 9월 14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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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사업에 새로 진출해 조선, 해양플랜트와 함께 3대 사업으로 키워 가겠습니다.”

대우조선해양 남상태(56) 사장이 에너지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남 사장은 12일 서울 중구 대우조선 본사에서 열린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조선과 해양플랜트라는 두 다리만으로는 세계 1위를 하기가 힘들어 오랫동안 세 번째 성장동력을 찾았는데, 그게 바로 에너지 분야”라고 밝혔다. 그는 “솥은 다리가 세 개여서 안정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올해 3월 사장으로 취임한 남 사장은 최근 에너지사업팀을 신설하고 창립기념일인 다음 달 11일 에너지사업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에너지사업의 중요성

에너지사업은 조선, 해양플랜트사업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회사 발전을 위해선 반드시 진출해야 한다는 게 남 사장의 판단이다.

“운동에 비유하면 ‘조선’은 나이에 상관없이 할 수 있는 등산과 같아요. ‘해양플랜트’는 숙련도만 확보하면 나이 들어서도 계속할 수 있는 골프와 비슷하고요. 100m 달리기와 같은 부분이 필요했는데, 그게 바로 에너지였습니다.”

그는 SK그룹을 예로 들었다.

“SK는 등산에 해당하는 섬유로 시작해 지금 통신으로 힘껏 달리고 있지 않습니까. 에너지 역시 전력 질주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남 사장은 구체적인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 채 “에너지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만 답했다.

이에 따라 초기에는 제조업 기술을 바탕으로 풍력발전 설비 등 에너지 관련 설비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직접 만든 해양플랜트를 이용해 바다 속 가스나 원유 등을 개발하는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다고 대우조선 관계자는 전했다.

○인수합병은 시너지 효과가 있어야

대우조선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대어(大魚)’.

1999년 말 대우그룹이 해체된 후 채권단에 손에 넘어간 대우조선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2년 만에 졸업하고 현재 연 매출 5조 원의 세계 3위 조선업체로 거듭났다.

이달 말 실사(實査)가 끝나면 매각 일정이 잡힌다.

포스코가 유력한 인수기업으로 거론되자 남 사장은 “같은 업종보다는 포스코 같은 회사가 인수하는 게 낫다”고 운을 뗐다.

“포스코는 자본력도 충분하고 직원들에게도 후한 편이라고 들었습니다. 철강회사와 조선업체가 합치면 시너지 효과도 커질 겁니다.”

대우조선은 다음 달 초 서울 중구 다동 신사옥으로 이사한다.

“1973년 창사 이래 처음 회사 소유의 건물이 생기는 겁니다. 집 없는 설움과 워크아웃의 아픔을 딛고 새 사옥에서 제2의 도약을 하겠습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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