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회사 CEO들은 ‘酒四派’…음주횟수-주량 마니아급

  • 입력 2006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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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8일 저녁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음식점. 진로 하진홍 사장이 팀장급 이상 간부 50여 명과 함께 저녁자리를 같이 했다. 하 사장은 참석자 모두에게 술 한 잔씩을 권하고 또 받아마셨다. 이날 그가 마신 술은 약 70여 잔. 소주 한 병(360mL 기준)에서 7잔가량 나오는 것으로 계산할 경우 10병에 해당하는 양이다. 일반인들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엄청난 주량(酒量)이다.》

주류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주량은 얼마나 될까.

본보 취재 결과 진로, 두산 주류BG, 보해양조, 하이트맥주, OB맥주, 디아지오코리아, 진로발렌타인스 등 7개 주류회사 CEO들은 1주일에 평균 4번 정도로 술을 마신다고 대답했다.

○ 공식적인 평균주량은 소주 2병

이들의 평균 주량은 소주 2병. 이는 공식적인 주량이고 업무상 불가피하다면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한 수준으로 마시는 경우도 많다.

진로 하 사장이 대표적이다. 진로 관계자는 “일요일을 빼고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 사장의 공식 주량은 소주 2병에 맥주 5병. 그러나 일 때문이라면 두주불사(斗酒不辭)형에 가깝다.

진로와 저도주(低度酒) 경쟁을 하고 있는 두산 주류BG 한기선 사장도 매일 소주 3∼4병은 거뜬히 마신다.

하지만 한 사장 역시 술을 마셔야 하는 자리라면 끝이 안 보인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귀띔. 2003년 대장암 수술을 받기 전에는 매일 소주 5∼6병은 거뜬했고, 7∼8병까지도 마셨다고 한다.

하이트맥주 윤종웅 사장의 공식주량은 하루 맥주(560mL 기준) 5병이지만 ‘외부용’이라는 얘기가 많다 . 윤 사장은 식사 전에 맥주 3∼4병을 거뜬히 비운다.

OB맥주 김준영 사장도 맥주 ‘마니아’.

하지만 술자리 횟수는 다른 CEO들에 비해 많지 않은 편이다. 1주일에 두세 번가량 마시고 한 번에 맥주 6병 정도만 마시는 그는 오후 10시가 되면 술자리를 끝내고 귀가한다.

윈저로 유명한 디아지오코리아의 송덕영 회장과 임페리얼로 잘 알려진 진로발렌타인스 장 크리스토퍼 쿠튜어 사장은 주 3회 이상, 한 번에 양주 반병이 공식 주량이다.

하지만 송 회장은 절제할 뿐 마음먹고 한번 마시면 웬만한 주당(酒黨)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한다.

○ 숙취 해소법은 제각각

주류 CEO들의 술 깨는 방법도 다양한 편.

진로 하 사장과 하이트맥주 윤 사장은 사우나를 즐긴다.

두산 한 사장과 진로발렌타인스 쿠튜어 사장은 찬물을 많이 마시고, OB맥주 김 사장은 수영으로 땀을 내 숙취를 해소한다.

디아지오코리아 송 회장은 숙면을 취하면서 술을 깨고, 보해양조 임건우 회장은 음주 후에 반드시 매실 엑기스차를 마신다고 한다.

‘술고래’로 불릴 만한 이들 주류회사 CEO들. 하지만 부하 직원들에게는 “과음하지 말고, 술을 적당히 즐기라”며 건강얘기를 빼놓지 않는다는 게 임직원들의 전언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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