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결산기만 되면 퇴출 위기에 놓였던 기업들이 다양한 편법을 이용해 살아나 증시의 퇴출 규정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상반기 자본잠식률이 50%를 웃돌아 퇴출 위기에 놓였던 12개 코스닥 상장기업 가운데 11개 기업이 회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광 골든프레임 두일전자통신 솔빛텔레콤 이즈온 등 5개사는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고 벨코정보통신 동진에코텍 젠컴이앤아이 에버렉스 등 4개사도 감자(減資)와 유상증자 등을 거쳐 자본잠식률을 50% 아래로 떨어뜨렸다.
또 세이텍과 세종로봇은 결산 시기를 12월에서 6월로 바꿔 이번 상반기 퇴출 심사에서 아예 제외됐다.
HS창투 한 곳만 아직 반기(半期)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여전히 퇴출 위기에 놓인 상태다. 이 회사는 24일까지 외부감사 결과 ‘한정’ 이상의 감사의견을 받아야 하고 자본잠식률이 50% 아래로 떨어졌음을 입증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번에 퇴출 위기를 넘긴 기업 대부분은 6월 말까지만 해도 자본이 전액 잠식되는 등 부실한 상태였다. 그러나 부실기업들이 매년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연례 행사처럼 사용해 온 감자와 증자 등 편법을 다시 동원해 상장을 유지하게 됐다.
일부 기업이 결산기를 바꿔 아예 심사 대상에서 벗어난 것도 퇴출을 모면하기 위한 편법이라는 지적이 많다.
키움증권 장영수 연구원은 “퇴출돼야 할 기업들이 편법을 동원해 살아남기 때문에 증시가 혼탁해지는 것”이라며 “퇴출 규정을 보완해 옥석(玉石)을 더욱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본 잠식으로 퇴출 대상이었던 기업 현황 자료: 증권선물거래소 | ||
기업 | 자본잠식 상태 | 반기 감사의견 |
골든프레임 | 완전 탈피 | 적정 |
두일전자통신 | ||
솔빛텔레콤 | ||
이즈온 | ||
성광 | 완전 탈피 | 한정 |
동진에코텍 | 잠식률 46.90% | 한정 |
벨코정보통신 | 잠식률 42.42% | 적정 |
에버렉스 | 잠식률 46.04% | 적정 |
젠컴이앤아이 | 잠식률 28.89% | 적정 |
세이텍 | 결산기 변경 | |
세종로봇 | ||
HS창투 | 반기보고서 제출하지 않음 |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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