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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4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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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으로 매매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중개업소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3월 현재 전국 중개업자 수는 7만8141명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만83명의 두 배에 가깝다. 올해 말에는 8만 명으로 늘어나리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여기에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의무화, 월세 중개수수료 인하 등 새로운 규제가 시행되고 인터넷 기반 부동산 정보업체가 급성장해 중개업소의 불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중개업소 엄청 늘어났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J아파트.
7개 동, 540가구의 아파트가 있는 이 단지의 상가 1층에는 5개의 부동산 중개업소가 나란히 들어서 있다.
바로 옆 D아파트 단지 상가의 4개 중개업소도 J아파트를 중개하고 있기 때문에 7개 동 아파트에 9개의 중개업소가 난립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중개업소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공인중개사 22만4609명 중 개업을 한 사람은 27.8%인 6만2432명에 불과하다. 16만 명의 공인중개사는 시점을 봐 가며 언제든지 개업할 수 있다.
지난해 말부터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의 응시연령 제한도 풀렸다.
강남구 개포동 M공인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직장을 나온 사람들이 너도 나도 공인중개사가 돼 지금 같은 ‘레드오션’이 됐는데 이제는 어린 학생들까지 응시할 수 있어 더욱 힘들어지게 됐다”며 한숨지었다.
○ 불투명 거래로 규제 자초한 측면도
정부의 부동산 대책 중 일부는 중개업소를 정조준하고 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 신고에 관한 법’을 개정해 앞으로 문을 여는 중개업소는 공인중개사의 실명을 간판에 적도록 할 방침이다.
실명을 내걸어 불투명 거래의 소지를 줄이고, 한 사람이 이중 삼중으로 중개업소를 차리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 월세 중개 수수료도 다음 달부터 10∼20% 낮아진다.
이런 조치들에 대해 중개업계는 반발하고 있지만 업계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있다.
서초구 잠원동 K공인 Y 사장은 “‘오죽하면 이런 제도가 나왔을까’라고 자탄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가격보다 값을 낮춰 계약서를 작성하는 ‘다운계약서’ 등 불투명한 부동산 거래를 중개업소가 어느 정도 부추겨 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 대안 시장을 찾아라
불황 탈출을 위해 중개업자들은 전혀 다른 영역에 도전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경매다. 지난달 20일 대한공인중개사협회가 개최한 경매입찰대리 실무 교육에는 수백 명의 공인중개사가 몰렸다. 1월부터 공인중개사가 경매입찰대리 업무를 할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
공인중개사 김찬우 씨는 “지난해 중개업소 문을 닫았는데 요즘 경매가 뜨면서 문의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경매로 재기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3·30 부동산 대책으로 강남권 매매가 더 얼어붙자 강북 뉴타운 공략에 나선 중개업자도 있다. 대한공인중개사협회 서울시지부는 5월 1일부터 ‘뉴타운과 재개발 재건축 투자 실무’ 교육에 나설 계획이다.
다른 업종과의 교배를 시도하기도 한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김상숙 씨는 “과거 미용업에 종사한 경험을 살려 조만간 미용실과 중개업소를 합쳐 놓은 새로운 중개업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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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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