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열로 아파트시설 냉난방?

  • 입력 2006년 4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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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이 ‘금값’으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단지 일부를 지열(地熱)로 냉난방하는 공법이 처음 시도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건설)은 대구 달성군 화원읍에 짓고 있는 ‘달성 래미안’ 아파트 내 피트니스센터(117평)의 냉난방을 지열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국내 아파트에 처음 도입하는 지열 시스템은 지하 약 100m에서 발생하는 연평균 15도의 열을 이용한다.

이 지점에 파이프를 박은 뒤 물을 통과시켜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시원한 물을, 겨울에는 따뜻한 물을 만들어 냉난방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에어컨의 실외기 냉각탑 등이 필요 없어 각종 세균의 번식을 막을 수 있고, 도시가스를 이용하지 않아 사고 가능성도 줄어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의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가장 큰 문제는 초기 공사비가 많이 든다는 것.

삼성건설 이종혁 대리는 “피트니스센터 하나에 지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존 시설보다 1억 원 이상 더 들 것으로 추산된다”며 “유지비 등을 감안하면 입주 후 9년은 지나야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업체 B사 관계자는 “지열 시스템의 친환경적인 장점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아파트 전체에 시공하기에는 경제성을 장담할 수 없다”며 “공사비의 상당 부분이 분양가에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 냉난방 효과가 뚜렷하지 않으면 입주민들이 이 시스템을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 이용 보급 촉진법’을 개정해 정부 지원 사업 외에 민간 아파트 등 일반 건축물에도 지열 등 대체에너지 사용 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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