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4월 7일 03시 0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수익성이 떨어지는 매장은 폐쇄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 부문은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기업이 아니라 사회단체인 ‘아름다운 가게’ 이야기다.
아름다운 가게는 시민들에게서 중고 물품을 기증받은 후 이것을 되판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
아름다운 가게는 지난달 우리은행 기업 컨설팅팀의 경영 컨설팅을 받았다. 사회단체가 경영 컨설팅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영의 ‘효율성’을 봉사 활동에도 도입해 보자는 새로운 시도다.
○ 한국의 옥스팜-맥킨지를 꿈꾼다
아름다운 가게는 창립 이후 규모가 급성장했다. 2002년 10월 출발 당시 3개이던 매장은 3년 만에 65개로 늘었다. 첫해 1억 원이던 판매 수입도 지난해에는 65억 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빠른 성장은 부작용도 낳았다. 관리가 힘들어지고 일부 매장에서는 적자가 났다.
아름다운 가게의 모델인 영국의 사회단체 ‘옥스팜’도 같은 문제를 겪었다.
영국 전역에 매장이 800개까지 늘어났지만 방만한 운영으로 위기에 몰렸던 것. 옥스팜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서 컨설팅을 받았다. 결과는 800개에 이르는 매장 가운데 100여 곳을 폐쇄하고 수백 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아름다운 가게의 운영진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고민에 빠졌을 무렵 반가운 제안이 들어왔다. 우리은행 기업 컨설팅팀이 무료로 컨설팅을 해 주겠다고 나선 것.
아름다운 가게에는 사업을 중간 점검할 수 있는 기회였고, 우리은행 컨설팅팀은 전문 서비스를 기부한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사회 공헌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 아름다운 가게의 혁신
컨설팅을 맡은 우리은행 컨설팅팀은 사업팀 통합과 매장 폐쇄 등 사실상의 구조조정을 제시했다.
결과를 내놓으면서 우리은행 컨설팅팀은 걱정이 앞섰다. 일반 기업이라면 직원들이 이런 제안에 대해 반발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가게는 달랐다.
본부 실무진은 전국 173명의 상근 간사에게 컨설팅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아름다운 가게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구조조정이며 더 큰 성장을 위한 조치라고 설득한 것. 간사들은 군말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우리은행 기업 컨설팅팀 임동수 부부장은 “아름다운 가게는 주인 없는 조직인데도 일반 기업보다 의사 결정이 빠르고 절차가 민주적이라서 놀랐다”며 “의욕이 앞서 일단 시작한 일을 관리하고 평가하는 능력이 부족한데 컨설팅이 이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름다운 가게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과제 해결에 들어갔다. 연말에는 과제 수행에 대한 평가를 우리은행 컨설팅팀에 요청할 계획이다. 1년 동안 충실히 혁신 작업을 한 뒤 성공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것.
아름다운 가게 김재춘 기획실장은 “외부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수익을 내고 살아남는 조직이 돼야 기부 운동도 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