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딜러 “현대차 신인도 하락…美 판매 타격 우려”

  • 입력 2006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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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미국 현지 판매사업자(딜러)가 현대·기아자동차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신인도 하락을 우려하는 공문을 현대차 본사에 보내왔다. 기아차는 26일로 예정됐던 미국 조지아 주 공장 착공식을 다음 달로 연기하는 등 현대차그룹의 해외사업 차질이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 미국 딜러, “판매 악영향 우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현대차를 판매하는 ‘오브라이언 오토모티브 팀’사(社)는 최근 조 오브라이언 사장 명의의 팩스 공문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현대차 본사에 보내온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 회사는 현대차가 계약을 한 미국 600여 딜러 가운데 규모가 큰 편으로 연 2000대가량을 판매하고 있다.

오브라이언 사장은 공문에서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이 언론을 통해 미국에 알려지면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 국민은 최근 워싱턴 정가 로비 스캔들을 보며 기업 로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로 현대차가 해외에서 오랫동안 쌓아 온 명성과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치권은 최근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의 로비 스캔들과 관련해 톰 딜레이 전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의원직을 사퇴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 검찰 수사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의 해외 딜러가 본사에 공문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사태가 장기화되면 비슷한 문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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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사업 차질 본격화

정몽구(鄭夢九) 그룹 회장의 출국과 정의선(鄭義宣) 기아차 사장의 출국 금지에 따른 최고 경영층의 공백으로 현대차그룹의 해외사업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기아차는 당초 이달 26일로 예정된 조지아 공장 착공식을 연기하도록 조지아 주 정부에 요청해 동의를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또 정 사장은 출국 금지 이전인 지난달 28일 현재 건설 중인 슬로바키아 공장 출장이 예정돼 있었으나 검찰의 압수수색 때문에 취소했다.

이 밖에도 18일 중국 베이징(北京) 현대차 제2공장 착공식과 다음 달 17일 현대차 체코 공장 건설 계약 체결식도 정몽구 회장 주재로 치를 예정이었지만 정상적인 행사가 어려울 전망이다.

이달 27일에는 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미국 뉴욕에서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상 수상이 예정돼 있으나 참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베이징차와 현대차가 5 대 5 비율로 총 9억 달러(약 9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한 베이징 제2공장 사업이 무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베이징 공장 착공식에 정 회장이 참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베이징 시장이 참석하기로 돼 있는 행사에 그룹 총수가 나가지 못하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자칫 어렵게 얻어 낸 공장 설립 허가가 취소된다면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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