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조지아州 “기아공장 건설은 올림픽 유치한 것과 같다”

《“조지아, 기아 공장 유치전에서 승리하다.” 미국 남부의 유력지로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발행되는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 13일자 1면 톱기사 제목이다. 이 신문은 기아자동차가 조지아 주 웨스트포인트에 미국 공장을 짓기로 한 결정을 자세하게 전하면서 “모두 45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게 됐다”고 전했다.》

지역방송인 ‘WTVM 9’은 “웨스트포인트는 주력산업인 섬유산업의 쇠퇴로 일자리를 계속 잃기만 했는데 이제 3글자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K-I-A’”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조지아 주 신문과 방송들은 13일 조지아 주가 기아자동차 미국 공장 유치전에서 ‘승리’한 사실을 마치 올림픽 유치전에서 승리한 것처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애틀랜타에 본사가 있는 CNN도 이날 기아 자동차 소식을 몇 차례나 소개하면서 “너무 좋은 소식”이라고 반겼다. CNN의 ‘아메리칸 모닝’은 “일자리를 찾던 그곳의 주민들에게 너무 좋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조지아 주에 있는 신문과 방송들이 기아자동차의 미국공장 유치에 열광한 것은 이 지역에 있던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공장 폐쇄 등 일자리와 관련해 나쁜 뉴스들이 많았기 때문.

시민들도 환영 일색이다. 인터넷 토론장에는 “GM과 포드공장 폐쇄로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는데 기아차 공장 유치가 조지아 주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글도 보였다.

일자리 문제가 항상 주지사 선거의 단골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기아자동차 공장 유치로 소니 퍼듀 현 조지아 주지사의 재선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일자리 창출은 선거결과까지 좌우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주 정부는 각종 혜택을 주고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선다. 조지아 주 정부는 3570만 달러에 매입한 공장 부지를 단돈 200만 달러만 받고 기아차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한국에서라면 ‘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 요즘 미국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면 이 같은 ‘특혜’는 당연히 기업에 제시해야 할 ‘기본 사항’으로 분류된다.

이번에 기아차가 받은 인센티브는 모두 4억1000만 달러. 일자리 한 개가 16만4000달러(약 1억6400만 원)에 이른다. 그러나 일자리가 한번 만들어지면 ‘소득상승→지역경제 활성화→세수 증가’라는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기 때문에 주정부는 거액의 인센티브 제공을 ‘이익이 나는 장사’로 여기고 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