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백기사들 몰려온다…지분보유 국내 34개 기관 지지

  • 입력 2006년 3월 1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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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KT&G를 돕기 위한 ‘구원 투수’들이 줄줄이 등판하고 있다.

반면 KT&G의 경영권을 공략 중인 ‘칼 아이칸 연합군’은 계속 헛스윙하고 있다. 초반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1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KT&G 지분을 갖고 있는 국내 34개 전 자산운용사가 17일 열리는 KT&G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를 찍기로 결정했다.

이들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약 624만 주로 전체 지분의 3.91%에 해당한다.

KT&G 주식 3.4%를 보유한 국민연금기금도 KT&G를 지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우리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은 ‘KT&G 성장위원회’(가칭)를 구성하고 KT&G에 실사(實査)를 요청했다.

이번 주총에서의 의결권과는 상관없지만 향후 KT&G의 자사주(自社株)를 매입해 의결권을 부활시킬 수 있다는 의사 표시를 한 셈이다.

이런 움직임은 아이칸 연합 측의 KT&G 경영권 위협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우량기업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한 ‘방패’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외국 투기자본의 공세는 문제가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KT&G 우호세력이 결집하고 있는 데 반해 아이칸 연합 측은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아이칸 연합 측은 12일 증권예탁결제원(KSD)이 정기주주총회 전자투표 접수를 하루 일찍 마감해 일부 외국인의 의결권이 박탈됐다고 주장했다.

전자투표 접수 마감은 주총으로부터 5영업일 전으로 17일 KT&G의 주총이 열리니 영업일 기준으로는 9일이 마감이었다.

그러나 아이칸 연합 측은 외국인 주주에게 의결권 접수 마감일은 4영업일 전인 10일이라고 알렸고 이에 따라 일부 외국인이 전자투표 접수를 하지 못했다.

KSD 관계자는 “주총 전자투표 접수는 5영업일 전이 원칙인데 아이칸 연합 측이 잘못 이해한 것 같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아이칸 연합 측은 사외이사 제안을 놓고도 실수를 했다.

KT&G에 사외이사 추천을 할 때 감사위원과 일반 사외이사를 따로 구분하지 않는 바람에 사외이사 후보가 3명에서 2명으로 줄어들었다.

아이칸 연합 측은 최근 “주당 6만 원에서 7만 원으로 주식을 인수할 수도 있다”는 수정 제안을 KT&G에 제시했음에도 주가가 움직이질 않아 일각에선 이제 ‘아이칸 약발’이 한계에 이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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