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들 ‘골프채 잡다’…레저사업 잇따라 진출

  • 입력 2005년 12월 20일 03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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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대신 골프장이나 리조트로 돈 벌자.’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레저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그동안 공격적으로 추진해온 주택사업 대신 골프장, 리조트 등 레저사업에 진출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것.

○골프장, 콘도에 피트니스클럽까지

㈜현진은 4000여억 원을 들여 강원 동해시 망상해수욕장 부근에 골프장, 콘도 등이 갖춰진 종합레저단지를 짓기로 했다. 현재 70% 정도 부지를 매입한 상태. 일본에서도 골프장을 짓기 위해 지사를 설립한 뒤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2003년 사이판 다이아몬드호텔을 인수하며 일찍이 해외 리조트사업에 뛰어든 월드건설은 레저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이 호텔을 리모델링해 ‘사이판 월드리조트’로 다시 문을 열었으며 내년에 4000평 규모의 대형 워터파크를 추가로 개장한다.

성원건설은 지난해 인수한 충북 충주시 장호원CC의 코스를 늘려 내년 3월 ‘상떼힐CC’로 오픈할 예정이다. 성원은 골프장에 이어 피트니스클럽 시장에도 진출했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상떼피트니스클럽’, 부산 센텀시티에 회원제 피트니스센터 ‘상떼발리’를 개장했다. 내년에는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 위치한 클라크의 하시엔다 리조트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 이 리조트에는 골프장 콘도 등이 들어선다.

풍림산업은 부산 오륙도 인근에 레저타운 건설을 준비 중이며 호반건설산업도 최근 경기 여주군 스카이밸리CC를 인수해 골프장 사업에 진출했다.

○왜 레저사업인가

8·31 부동산 종합대책의 여파로 주택시장이 장기적으로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국내 주택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주택사업에 치중했던 건설사들은 새로운 수익사업이 필요하게 된 것.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레저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건설사들이 레저사업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하지만 골프장이나 리조트사업은 초기 투자자금이 많이 드는데 비해 투자비를 회수하고 이익을 내기까지 오래 걸려 위험성도 높은 편이다. 1990년대 후반에도 주택경기가 좋지 않자 우방, 우성 등 주택 전문 건설업체들이 앞 다퉈 레저사업에 뛰어들며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나섰다가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부도를 냈다.

월드건설 조영호 영업본부 이사는 “해외 레저사업은 저평가된 리조트 사업을 우선적으로 물색해 수익성을 철저하게 분석한 뒤 신중하게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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