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왕복항공권이 1만7000원? 신용카드 서비스의 비밀

  • 입력 2005년 11월 5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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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왕복 항공권, 항공권 마일리지 적립, 특급호텔 주차 대행 서비스, 골프장 무료 라운드….

신용카드 회원이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다양하다. 카드 한 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요금을 모두 더하면 연회비보다 훨씬 많다.

그렇다면 신용카드 회사가 실제 부담하는 비용은 얼마일까. 신용카드 회사는 많은 서비스 가운데 어떤 것을 선호하거나 싫어할까.

신용카드 서비스의 ‘비밀’ 몇 가지를 알아본다.

○ 카드사-항공사 계약은 12만 원 선

카드 회사는 플래티넘 카드(연회비 12만 원) 회원에게 국내선 왕복 항공권을 준다. 이 항공권은 카드 회원용이 아니라 동반자를 위한 티켓이다. 회원이 항공권을 한 장이라도 더 구매하게 해야 항공사에서 티켓을 구입하는 단가가 낮아지기 때문.

카드 회사가 부담하는 국내선 왕복 항공권의 ‘구입 원가’는 얼마일까.

국내선 중 가장 비싼 서울∼제주 왕복 항공권은 15만 원 안팎이다. 카드 회사는 항공사와 12만 원 선에 살 수 있는 계약을 한 뒤 실제 탑승이 이뤄지면 월 단위로 비용을 지불한다.

하지만 왕복 항공권을 받은 회원의 실제 탑승률은 카드 회사별로 10∼30% 수준. 따라서 카드 회사들이 부담하는 항공권의 원가는 뚝 떨어진다. 탑승률이 10%인 A사가 분석한 원가는 1만7000원. 탑승률이 더 높은 다른 카드 회사의 원가는 3만∼4만 원 선으로 알려졌다.

○ 가장 부담을 갖는 서비스는

항공권 마일리지 적립은 카드 회사의 비용 부담이 큰 서비스다. 대체로 카드 회사는 결제 금액 1500원당 1마일을 회원에게 적립해 주고, 항공사에는 마일당 15∼20원을 지급한다.

회원이 한 달에 30만 원을 결제하면 200마일이 적립되므로 1마일당 15원으로 계산해도 3000원을 항공사에 지급해야 한다.

문제는 회원이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카드 회사는 마일리지 적립에 따른 돈을 항공사에 계속 지급해야 한다는 점.

다른 적립 포인트는 사용하지 않고 유효기간이 지나면 없어진다. 그러나 항공 마일리지는 계속 비용이 발생해 카드 회사에는 부담이 된다.

○ 민원이 많은 서비스는?

연회비가 50만∼100만 원인 ‘비자 인피니티 카드’ 회원은 비싼 연회비만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이 카드 회원이 민원을 많이 제기하는 서비스는 국내 골프장 주중 무료 라운드와 특급호텔 무료 주차.

골프장 무료 라운드 서비스는 국내선 왕복 항공권과는 반대로 회원들이 서비스를 적극 이용하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 이용 횟수를 월 1회로 제한했지만 연간 10차례만 이용해도 약 170만 원을 아낄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라운드가 가능한 골프장은 수도권 8곳에 불과한데도 회원이 급증해 서비스가 중지됐다.

특급호텔 무료 주차 서비스는 호텔 직원들이 이런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을 몰라 카드 회원들이 불편을 겪을 때가 많다고 한다. 또 서비스 대상이 아닌 호텔에 주차한 뒤 서비스를 못 받았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회원도 있다는 것이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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