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생산 줄어도 쌀값 떨어져…작년보다 4.5% 감소

  • 입력 2005년 10월 7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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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 쌀 한 가마(80kg)의 산지가격이 작년보다 10%가량 낮은 14만 원대에 머물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쌀을 싸게 살 수 있지만 정부는 쌀값 하락분을 보전하기 위해 재정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6일 농림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지난해 3473만 섬에 비해 4.5% 줄어든 3315만 섬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공급이 감소해도 쌀값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 일조량 적어 수확 줄어

농관원은 9월 15∼21일 전국 9000개 표본지점에서 벼농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작황이 부진해 쌀 생산량이 작년 수준에 못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태풍 피해가 적어 풍년이 들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농사가 얼마나 잘 됐는지를 보여 주는 논 303평당 생산량은 490kg으로 작년(504kg)에 비해 2.8% 줄었다. 낟알이 여무는 9월의 일조량이 적었고 비료를 적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논 면적이 지난해보다 637만 평(2.1%) 줄어든 것도 생산량 감소의 원인이다.

농관원 정학수(丁鶴秀) 원장은 “본격적으로 수확이 시작되는 10월 기후 조건이 예년보다 나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실제 생산량은 예상치보다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쌀값 떨어지면 재정부담 커져

생산량이 감소하면 쌀값은 대체로 오른다.

그러나 추곡수매제 폐지, 쌀 협상 비준, 소비량 감소 등 여러 변수를 감안할 때 수확기인 올해 11∼12월 쌀 한 가마가 산지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14만3000∼14만5000원이 될 것이라고 농경연은 내다봤다.

작년 같은 기간 산지 쌀값(16만1000원)에 비해 9.9∼11.2% 낮은 가격이다.

농경연 김명환(金明煥) 식량경제팀장은 “정부가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지 못하는데다 6만 t에 이르는 수입쌀이 시판될 예정이어서 도매상들이 가격을 낮게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쌀값이 작년보다 5% 정도 떨어질 것으로 보고 쌀 소득보전 직불금 8549억 원을 편성했다.

농림부 오경태(吳京泰) 식량정책과장은 “거래가 잘 안돼 쌀값이 많이 떨어지면 당정협의를 거쳐 물량을 매입하는 등 별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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