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전경련 모임…월례회의 23명중 8명만 참석

  • 입력 2005년 9월 9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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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계는 옛 안기부 X파일 사건 및 두산그룹 경영권 분쟁 등으로 침체된 분위기다. 강신호 전경련 회장(왼쪽)을 비롯한 회장단 일행이 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어두운 표정으로 회의장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요즘 재계는 옛 안기부 X파일 사건 및 두산그룹 경영권 분쟁 등으로 침체된 분위기다. 강신호 전경련 회장(왼쪽)을 비롯한 회장단 일행이 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어두운 표정으로 회의장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는 전경련 회장단 월례회의가 열렸다.

3개월 만에 열린 이날 회의에는 최근 위축된 재계 분위기를 반영하듯 회장단 멤버 23명 중 약 3분의 1인 8명만 참석했다.

참석자 8명도 당연직인 전경련 강신호(姜信浩) 회장과 조건호(趙健鎬) 부회장을 제외하면 6명에 불과했다.

박삼구(朴三求)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웅열(李雄烈) 코오롱그룹 회장, 김준기(金俊起) 동부그룹 회장, 김윤(金鈗) 삼양사 회장, 박영주(朴英珠) 이건산업 회장, 허영섭(許永燮) 녹십자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 최태원(崔泰源) SK그룹 회장 등 4대그룹 총수는 모두 ‘선약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불참했다.

올해 들어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 등의 참석으로 활기를 띠는 듯 하던 전경련 회장단 회의가 다시 맥 빠진 모습으로 바뀐 것이다.

회장단은 또 10월에 예정돼 있던 재계 총수의 골프 회동도 ‘상황이 안 좋은 만큼 일단 시기를 보자’며 보류하기로 했다.

이처럼 각 기업 총수들의 회의 참석률이 저조한 것은 이른바 ‘X파일’에 대한 검찰수사와 두산그룹 오너 형제간 분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재계가 크게 위축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이날 회의에선 두산그룹에서 박용오(朴容旿) 전 회장을 전경련 회장단에서 빼달라는 요청에 따라 박 회장을 제외하기로 했다. 대신 유병택(柳秉宅) ㈜두산 부회장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피해를 본 미국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3000만 달러 가운데 재계에서 2000만 달러를 걷기로 했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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