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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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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 광화문점. 본보 취재진이 베니건스 마케팅팀 양문영 과장과 함께 광화문점 입구에 들어서자 직원이 흡연 여부를 물으면서 좌석을 배정했다.
매장 입구에 있는 직원을 그리터(greeter·인사하는 사람)라고 하는데 ‘고객 스타일을 파악해 자리를 배정하기 때문에’ 대부분 경력이 많다.
베니건스의 좌석 위에 매달린 조명 높이는 낮은 편이다. 앉거나 일어서다가 머리를 부딪칠 수 있다.
양 과장은 “40W짜리 전등을 테이블에서 75cm로 유지해야 음식이 맛있어 보인다”며 “고객의 식욕을 돋우기 위한 세심한 배려”라고 말했다.
외식업체의 고객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친절한 응대는 기본. 한 걸음 더 나아가 인테리어나 음악을 통해 고객이 눈치 채지 못하는 ‘숨은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 숨은 서비스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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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터가 우리를 ‘분석형’ 고객으로 분류한 것 같네요.”(양 과장)
테이블 담당 직원이 메뉴를 세세하게 설명했기 때문이다. 분석형 고객은 스스로 메뉴를 결정하기 좋아하고 할인율에 관심이 많은 고객을 지칭한다.
아웃백스테이크, 베니건스 등 대부분의 패밀리레스토랑은 고객을 ‘분석형’ ‘표현형’ ‘온화형’ 등으로 분류해 응대방법을 다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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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유행 패션으로 치장한 ‘표현형 고객’에게는 ‘손님과 같이 특별한 분께는…’ 등의 미사여구를 붙이며 메뉴를 추천한다고 한다.
캐주얼 차림의 고객들은 주로 ‘온화형’으로 분류되는데 이들에게는 메뉴와 행사 내용을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한다.
메뉴판을 줄 때에도 원칙이 있다.
T.G.I.프라이데이스 서울 사당점 류남영 점장은 “점심에는 런치세트 메뉴를, 저녁에는 주로 스테이크 메뉴를 펴서 준다”며 “남자들끼리 오면 밥 메뉴를 보여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 고객의 시각과 청각을 사로잡아라
메뉴판 음식 사진을 보고 주문했다가 음식 모양이 사진과 다르면?
주문한 음식이 먹음직스럽게 보인 메뉴 사진과 다르면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래서 주요 패밀리레스토랑 업체는 고객이 주문한 음식과 메뉴 사진이 같은지를 일일이 체크하는 사람을 따로 두고 있다. 이들은 QA(Quality Assistant·제품의 질을 점검하는 사람)라고 불린다.
베니건스 양 과장은 “QA들은 샐러드에 뿌리는 소스의 위치까지 메뉴 사진과 똑같도록 점검한다”고 말했다.
커피 전문점들은 고객의 ‘청각’을 자극하는 마케팅도 벌인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 9800여 개 점포의 음악을 미국 본사에서 직접 관리한다. 재즈, 클래식 등 스타벅스의 이미지에 맞는 음악 100여 곡을 담은 CD를 매달 전 세계 매장에 보낸다.
스타벅스 이민규 마케팅 담당은 “CD는 저작권에 따라 3개월∼1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며 “음악이 마음에 들어 자주 온다고 말하는 고객이 꽤 된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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