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LG에서도 손떼나…‘경영참여’포기 ‘단순투자’ 공시

  • 입력 2005년 8월 3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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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SK㈜ 주식을 전량 매각해 8000억 원대의 차익을 챙겼던 소버린자산운용이 ㈜LG와 LG전자에 대한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로 바꿨다.

증권가에서는 소버린의 이번 투자 목적 변경이 주식 매각을 위한 수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소버린은 2일 이사회 결의에 따라 ㈜LG와 LG전자 주식을 보유하는 목적을 기존의 ‘경영 참여’에서 ‘단순 투자’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소버린의 마크 스톨슨 투자담당 대표는 “LG 경영진과의 만남을 통해 한국에서 소버린이 ‘경영 참여’의 범주에 속하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소버린은 현재 LG그룹 지주회사인 ㈜LG의 지분 7%, 최대 계열사인 LG전자 지분 7.2%를 갖고 있다.

현행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상장 회사의 지분 5% 이상을 갖고 있는 주주가 이사 선임이나 정관 변경 등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로 밝혀야 한다.

반면 주주권 행사 의도가 없으면 ‘단순 투자’로 공시해야 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소버린이 투자 목적 변경 공시에 이어 ㈜LG 및 LG전자 주식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소버린이 LG그룹 주식을 모두 처분하면 한국투자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셈이다. 소버린은 지난달 18일 SK㈜ 지분(14.82%)을 전량 매각할 때도 사전에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에서 단순 투자로 변경 공시했다.

그동안 한국 투자를 이끌었던 소버린의 제임스 피터 대표도 1일 사임해 한국에서 발을 완전히 빼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었다.

소버린은 올해 1월 7일∼2월 24일 ㈜LG 주식은 주당 평균 2만664원, LG전자는 7만2098원에 사들였다.

㈜LG의 2일 종가는 2만8000원, LG전자는 6만6500원으로 ㈜LG는 매입 시점보다 35.5% 올랐지만, LG전자는 7.8% 떨어졌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한 소버린의 평가이익은 약 320억 원에 이른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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