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부동산정책 허점 자아비판

  • 입력 2005년 7월 2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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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보유세를 올리면 서울 강남 아줌마들은 전세금을 조금 더 올린다. 양도세를 올리면 정책이 변할 때까지 팔지 않는다. 어차피 아파트 값은 수요가 있으니까 오를 거고 양도세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내려갈지도 모르니까….”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가 22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강남 아줌마’의 예를 들어가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총리는 특히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과 지표가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이날 경기 과천시 중앙동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중앙부처 국장급 60명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 부동산 대책을 다루고 있는데 보유세 올리고 거래세 낮추고 양도세 많이 받자는 등 공자님 같은 이야기는 다 나온다”며 “(그러나) 총 쏘면 총알이 튀어나올 것이라는 생각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제는 생각을 하면서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며 “국민 수요에 맞춰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임대아파트 공급 문제와 관련해서도 “7평짜리 임대아파트를 주자고 하는데 요즘 7평짜리 아파트에 누가 살려고 하겠냐”며 “최소한 인간적 품위에 맞는 주거여건을 만들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또 잘못된 정부 지표의 예로 차상위계층 통계를 들면서 “지표상으로 보면 우리 농민의 30% 가까이가 차상위계층으로 나오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며 “영세농도 (논) 6, 7마지기는 갖고 있으며 교육 문화 분야에서 소외를 많이 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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