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코리안 드림’…‘1등 당첨’외국인 작년까지 4명

  • 입력 2005년 7월 8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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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로또에 당첨되면 당첨금을 받을 수 있을까.

지난해까지 외국인 4명이 로또 1등에 당첨돼 약 166억 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본보가 입수한 ‘2000∼2004년 외국인 복권당첨자 현황’ 자료에 나타나 있다.

▽각종 복권 1등 당첨 외국인은 5명=외국인이 처음으로 국내 복권 1등에 당첨된 것은 2002년 6월. 기술복권 68회차로 당첨금은 1억 원이었다.

2002년 12월부터 로또가 발매되면서 외국인의 복권 구매가 늘고 로또 1등 당첨자가 계속 나왔다.

로또 22회차(2003년 4월 27일)에 외국인이 처음으로 1등에 당첨돼 45억5200만 원을 받았다.

이후 로또 42회차(2003년 9월 14일)에 68억9900만 원, 52회차(2003년 11월 23일)에 39억100만 원, 109회차(2004년 12월 26일)에 12억4700만 원 등 모두 네 차례가 나왔다.

현행 복권법상 외국인은 내국인과 똑같은 당첨혜택을 누리므로 여권 및 외국인 등록증만 있으면 당첨금을 받을 수 있다.

▽‘코리안 로또 드림’=로또 판매 대행사인 국민은행 복권사업팀 관계자는 “신분 노출을 우려해 국적 등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외국인 1등 당첨자 4명 중 선진국 출신은 없고 대부분 모국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5년 넘게 어렵게 일한 외국인 노동자가 로또 1등에 뽑혀 연봉의 수십 배를 벌어 귀국했고, 다른 1등 당첨자도 귀국했다는 것.

올 5월에는 충북에서 불법 체류자인 태국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가 로또에 당첨돼 벌금을 내고 나머지 당첨금을 챙겨 귀국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국무총리실 산하 복권위원회 관계자도 “일부 선진국처럼 복권에 당첨되면 영주권을 주는 규정이 없어 국내에서 복권 1등에 당첨된 외국인은 대부분 귀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단골 구매자 늘어나=방글라데시 출신의 A(31) 씨는 “1년 전부터 로또복권을 사기 시작해 보통 일주일에 2만∼3만 원어치를 산다”며 “상금이 5만 원 정도인 4등에 4번, 5등에 30번 정도 당첨됐다”고 자랑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복권판매점의 종업원 이모(24·여) 씨는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이 2등에 당첨돼 수천만 원을 벌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외국인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복권판매점 주인 권모(38) 씨도 “일주일에 아시아계 외국인이 보통 30명 정도 찾는다”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임우선(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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