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30대기업]1~10위 윤리적인 기업 점수 더 높아

'존경받는 한국의 30대 기업'은 이익만 많이 내는 회사는 아니었다.

주주이익을 중시하는 것은 기본이고 사회공헌과 환경보호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앞장서며 회사 임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도 다른 회사보다 높았다. 덩치가 큰 우량기업이라도 윤리적이지 못한 기업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30위 권 밖이었던 기업들이 올해엔 상위 10위 안에 대거 진입하는 등 존경받는 기업들의 교체도 심한 편이었다.

●대상 차지한 삼성전자와 유한킴벌리

삼성전자는 주주와 환경 부문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R&D) 투자비율(2002년~2004년)은 7.9%로 존경받는 30대 기업(이하 30대 기업) 평균인 4.03%보다 훨씬 높았다. R&D 인력도 전체 직원의 34.7%나 됐다. 3년간 분식회계나 공정 공시 위반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 2002~2004년 3년 동안 환경공헌 활동이 72건으로 30대 기업 평균(46건)보다 많았다. 거래처 선정 때 친환경경영을 평가 척도로 삼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한킴벌리는 직원과 사회 부문에서 1위였다. 국내 최초로 현장 근로직원을 대상으로 4교대 근무를 실시하고 휴무일에는 교육에 참가하거나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회사의 이직률은 0.3%로 30대기업 평균 이직률(4.77%)보다 크게 낮다. 장애인 고용 비율이 30대 기업의 5배이고, 매출액 대비 사회공헌 투자액은 0.97%로 30대 기업의 4배였다. 매출액 대비 환경 투자액(1.2%)은 30대기업의 3배 수준.

●포스코-주주, 삼성화재-고객, 현대차-위기관리 경영

포스코는 2001년 7월 전사 통합 온라인 경영시스템인 POSPIA를 가동해 신제품 개발기간을 4년에서 1.5년으로 단축했다. 장애인 고용비율이 1.32%로 30대 기업의 2배이고 연 7억원을 포항과 광양의 어려운 이웃에게 생활비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8만9000여명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했다.

삼성화재는 개인휴대용컴퓨터(PDA)와 웹을 활용한 긴급 출동시스템을 구축해 사고신고 후 10분 안에 출동하고 있다. 훌륭한 일터(Great Work Place) 프로그램을 만들어 매달 GWP 우수부서를 뽑아 시상한다. 1995년부터 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 98마리를 기증했고 지난해부터 '밝은 얼굴 찾아주기' 사업으로 100여명의 얼굴 기형자에게 수술비를 지원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배구조 투명성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구성 체계도 최상위권. 경영관리 재무관리 성과관리 프로세스에서 모두 만점을 받을 정도로 위기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100만 명의 협력업체 직원을 두고 있어 고용창출 효과도 높다. 사회공헌활동협의회도 가동하고 있다.

●6~10위권 기업의 특징

부산은행은 투자자관리(IR) 활동과 위기관리 체계, 사회공헌 및 윤리경영 전반에 걸쳐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03년 이후 금융사고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LG전자는 소년소녀 가장 돕기, 수해봉사단, 헌혈캠페인, 장애인 정보화교육 등 사회봉사 활동이 많다. 멕시코 소녀의 집 후원과 중동과 아프리카의 언청이 수술 지원, 베트남 시각 장애인을 위한 무료 치료활동 등 해외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교보생명은 무료간병 봉사단과 미숙아 지원사업, 소년소녀 가장 결연사업, 보육원 퇴소 청소년 대학장학금 지원 등 사회안전망 구축에 열심이다. 190여개의 자발적인 자원봉사팀에서 4300여명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매년 100억원을 사회공헌 사업에 쓴다.

태평양은 임직원의 53.3%가 여성이고, 과장급 이상 여성 비율이 13%로 30대 기업 평균의 3배에 이른다. 사내에서 직급 호칭을 파괴하고 '~님'으로 부르는 등 수평적인 조직문화에 앞장서고 있다.

LG화학의 매출액 대비 환경투자액(0.85%)은 포스코와 유한킴벌리에 이어 3위. 비정규직 직원비율은 30대기업 중 가장 낮다.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트윈 엔젤기금'을 만들어 소외계층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