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전, 美시장 공습… 삼성 - LG등 고급브랜드 자리매김

  • 입력 2005년 6월 24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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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 가전제품들. TV, 라디오 등 ‘종합정보기능’을 갖춘 삼성 냉장고 팝콘(왼쪽)과 세탁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LG 세탁기의 원격 모니터. 사진 제공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 가전제품들. TV, 라디오 등 ‘종합정보기능’을 갖춘 삼성 냉장고 팝콘(왼쪽)과 세탁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LG 세탁기의 원격 모니터. 사진 제공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23일 미국 최대의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 홈페이지(www.bestbuy.com). 생활가전 추천 상품, 인기 상품 등을 휩쓸고 있는 것은 LG와 삼성 제품이다. 값이 싸서가 아니다. 냉장고의 경우 3000달러(약 300만 원)를 넘는 최고가 제품임에도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한국 업체 등 아시아 가전업체들이 미국 시장을 ‘공습’ 하고 있다. 혁신적인 디자인에 첨단 기술로 무장한 이들의 공세에 미국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이날 전했다.

아시아 가전업체의 제품이 약진하는 이유는 미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 때문. 가전제품 교체 주기가 10년 전 평균 12년에서 지금은 7∼8년으로 크게 단축됐다. 자주 바꾸다보니 디자인이 참신하고 새로운 기능이 많은 제품을 선호하게 된 것.

하지만 미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읽지 못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1999년에 이미 액정표시장치(LCD)를 장착한 냉장고를 구상하고도 실용화하지 않았다. ‘음식만 신선하게 저장하면 그만’이라는 생각 때문.

이 틈새를 파고든 것이 한국 기업. 삼성전자는 TV와 라디오, 전자메모 기능까지 추가한 냉장고를, LG전자는 원격 모니터로 거실에 앉아 세탁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세탁기를 출시해 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 가전제품은 이제 ‘싸구려’라는 이미지를 벗고 고급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저가 제품 시장에서는 중국이 약진하고 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은 올해 신제품 출시를 2배 이상 늘리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미 3위 가전업체인 메이택 인수를 선언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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