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업체 등 아시아 가전업체들이 미국 시장을 ‘공습’ 하고 있다. 혁신적인 디자인에 첨단 기술로 무장한 이들의 공세에 미국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이날 전했다.
아시아 가전업체의 제품이 약진하는 이유는 미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 때문. 가전제품 교체 주기가 10년 전 평균 12년에서 지금은 7∼8년으로 크게 단축됐다. 자주 바꾸다보니 디자인이 참신하고 새로운 기능이 많은 제품을 선호하게 된 것.
하지만 미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읽지 못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1999년에 이미 액정표시장치(LCD)를 장착한 냉장고를 구상하고도 실용화하지 않았다. ‘음식만 신선하게 저장하면 그만’이라는 생각 때문.
이 틈새를 파고든 것이 한국 기업. 삼성전자는 TV와 라디오, 전자메모 기능까지 추가한 냉장고를, LG전자는 원격 모니터로 거실에 앉아 세탁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세탁기를 출시해 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 가전제품은 이제 ‘싸구려’라는 이미지를 벗고 고급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저가 제품 시장에서는 중국이 약진하고 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은 올해 신제품 출시를 2배 이상 늘리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미 3위 가전업체인 메이택 인수를 선언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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