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세상]넌 ‘성능’을 사니? 난 ‘감성’을 산다

  • 입력 2005년 6월 16일 0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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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하고 귀여운 ‘슬림형’ 디카는 몸체도 탄탄한 알루미늄 합금 등으로 돼 있어 여성들이 액세서리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원대연 기자
깜찍하고 귀여운 ‘슬림형’ 디카는 몸체도 탄탄한 알루미늄 합금 등으로 돼 있어 여성들이 액세서리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원대연 기자
‘디지털 카메라는 도구가 아니라 감성이다.’

고성능의 디카가 반드시 최고의 디카는 아니다. 그동안 디카는 마치 PC가 프로세서와 메모리로 등급이 결정되는 것처럼 이미지센서의 화소(픽셀) 수나 렌즈의 줌 배수만으로 수준이 판단돼 왔다.

하지만 이제는 디카도 감성시대. 소비자들은 디카를 단순하게 사진을 찍는 도구나 기계가 아닌 나만의 개성과 느낌을 표현하는 ‘감성매체’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생산되는 대부분의 디카에는 400만 화소급 이상의 이미지센서가 장착되고 있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400만 화소급과 800만 화소급 화질의 차이를 쉽게 구별하기 힘들다. 렌즈도 줌 기능이 3, 4배인 카메라가 대부분이다. 웬만한 디카라면 거의 모든 기능을 다 갖추고 있는 셈.

전문가들은 디카를 고를 때 자신의 선호도와 시각 촉각 등 ‘감성’에 충실하라고 조언한다. 굳이 성능의 차이를 꼼꼼히 알아볼 필요는 없다는 뜻. 기능을 살펴볼 때도 자신의 감성에 맞춰 조사해 봐야 한다. 자신과 ‘궁합이 맞는’ 카메라는 따로 있기 때문이다.

▽선호도=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 본다. 디카를 손에 쥐면 평소 좋아하던 것에 눈길이 더 많이 간다. 꽃을 좋아하면 렌즈의 클로즈업(접사) 기능이 우수한 디카를, 새를 좋아하면 망원기능이 좋은 것을 사는 게 좋다. 밤에 놀러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면 저속셔터를 내장해 야경 기능이 우수하거나 외장 플래시를 따로 꽂을 수 있는 디카가 좋다. 니콘 ‘4800’같은 카메라는 피사체의 1cm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초 접사 렌즈를 달고 있다.

캐논 ‘S1’, 소니 ‘H1’, 올림푸스 ‘765UZ’, 파나소닉 ‘FZ20’, 니콘 ‘8800’ 등은 광학 10∼12배줌의 망원기능을 자랑한다. 10배줌 렌즈라면 15m 앞에 있는 까치를 화면 가득 찍을 수 있다.

▽인터페이스=설명서를 여러 번 봐도 버튼 주위나 액정화면에 있는 아이콘들이 이해가 잘 안 되거나 아무리 써 봐도 제조업체가 ‘사용자 편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느껴진다면? 그런데 다른 친구는 이 디카를 마치 몇 년 써 본 사람처럼 자유자재로 다룬다면?

결론적으로 이 디카는 당신과는 궁합이 안 맞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사용 기능을 쉽고 빠르게 익힐 수 있는 디카도 있다. 디카를 많이 접하다 보면 ‘찰떡궁합’을 만나게 된다.

▽손맛(촉각)=자기와 맞는 디카는 잡아 보는 순간 느낌이 오기도 한다. 이른바 ‘손맛’이다. 사람에 따라 묵직한 것을 좋아할 수도 있고 작고 얇은 디카에 만족스러운 손맛을 느낄 수도 있다. 부드러운 손잡이가 착 달라붙기도 하지만 둔탁하고 각진 카메라가 느낌이 좋을 수 있다. 180도 360도 회전하는 LCD를 돌리면서 쾌감을 느끼는 이가 있는 반면 귀찮거나 어색해 하는 사람도 있다.

▽디자인(시각)=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주로 사진을 통해서 이지만 디카 몸체만으로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평소 조용하고 수수하게 있는 것을 좋아한다면 평범한 생김새의 디카를, 돋보이는 것을 즐긴다면 독특한 디자인으로 액세서리 기능도 함께 하는 디카를 구매하면 된다. ‘폼 잡기’를 좋아하면 렌즈가 크고 원통형인 묵직한 ‘하이엔드’형 디카가 좋겠다.

직육면체를 탈피해 개성이 있는 스타일의 디카도 많이 나오고 있다. 올림푸스 ‘뮤미니S’는 물방울 모양의 곡선라인으로 돼 있으며 펜탁스 ‘MX4’는 권총모양으로 마치 옛 영화촬영기의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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