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기대지수 기준치 이하로 …하반기경제 적신호

  • 입력 2005년 6월 10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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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각종 경제 심리지표들이 잇따라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달 들어 기업들의 투자심리지표가 일제히 하락한 데 이어 소비심리 지표인 소비자기대지수도 3개월 만에 다시 기준치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수출 둔화가 뚜렷한 가운데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하반기 경제회복도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 악화되는 심리지표

9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기대지수는 99.2로 전월의 101.3보다 2.1포인트 떨어지며 3개월 만에 다시 기준치(100) 이하로 떨어졌다.

소비자기대지수는 6개월 후의 경기 및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지표.

기대지수가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6개월 후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이 현재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고소득층과 경기에 둔감한 20, 30대마저 소비심리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점이 심상치 않다.

월 소득 400만 원 이상과 300만 원 이상 고소득층의 소비자기대지수는 전월에 비해 각각 3.3포인트와 5.4포인트 떨어져 다른 소득계층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

또 20대(104.8)와 30대(102.4)도 각각 0.2포인트와 2.3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들이 발표한 기업의 투자심리 지표 역시 일제히 하락세다. 이달 초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4로 전달보다 7포인트나 떨어졌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00개 기업을 조사해 발표하는 BSI 역시 105.1로 전달(114.1)에 비해 크게 추락했다.

○ 하반기 경기회복 가능할까

이처럼 부정적인 심리지표가 발표되자 재정경제부는 이날 별도의 설명자료를 내고 “소비자기대지수 조사기간(5월 22∼28일) 중에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발표돼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전체 소비자기대지수는 기준치를 밑돌았지만 경기(102.4), 소비지출(103.4) 등 각각에 대한 전망은 기준치를 웃돌아 경기회복이나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비자기대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연초 주가 상승 등으로 심리지표들이 좋아졌지만 실물지표가 이를 받쳐주지 못해 다시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연구위원은 “6월 지수를 봐야 정확한 추세를 판단할 수 있겠지만 소비자기대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해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부정적 신호”라면서 “기대지수가 기준치 밑으로 내려가 다시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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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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