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CEO들 “윤리경영 특강중”

  • 입력 2005년 5월 30일 0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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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 자신이 한 어떤 일이든 뉴욕타임스 1면에 실리더라도 결코 부끄럽지 않아야 합니다.”

차석용(車錫勇) LG생활건강 사장은 이달 초 서울대와 연세대 경영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최고경영자(CEO)와 윤리적 리더십’이란 주제의 특강에서 자신이 다국적 기업인 P&G에서 일할 때 배운 P&G의 ‘뉴욕타임스 룰’을 소개했다.

한 기업의 경영자라면 자신이 한 일이 누구에게 공개된다고 해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것.

차 사장은 “조종사는 가시(可視)거리가 충분해야 넓게 바라보고 안전운항을 할 수 있는 것처럼 기업도 투명경영이 최우선이며 경영자는 누구보다 윤리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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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G그룹의 주요 계열사 CEO들이 각 대학과 정부 부처로부터 윤리경영 특강 요청을 잇달아 받고 있다.

김쌍수(金雙秀) LG전자 부회장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와 외교통상부 주관 외부 강연에서 LG전자의 바람직한 인재상인 ‘라이트 피플(Right People·올바른 인간)’이 갖춰야 할 조건으로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부회장은 “기업이 제대로 되려면 전문경영인과 이사회를 중심으로 투명경영 체제를 갖춰야 한다”면서 “임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선 회사 경영실적을 노조와도 함께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기호(盧岐鎬) LG화학 사장은 대학 특강 때마다 자신의 경영철학인 ‘종선여류(從善如流·선을 따르면 항상 물과 같이 흐른다)’를 소개한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포항공대 여수대 등에서 잇달아 특강을 한 노 사장은 학생들에게 “기업인도 늘 선(善)을 따르는 윤리경영을 실천해야 할 뿐 아니라 성공한 경영자를 꿈꾸는 여러분도 매사에 선을 따르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LG그룹 CEO들이 윤리특강의 ‘인기 강사’가 된 것은 LG의 지주회사 전환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는 데다 투명경영을 경영원칙으로 하는 ‘LG WAY(LG의 경영방식)’ 선포 이후 대학가에서 LG의 경영문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룹 측은 설명한다.

김광중(金光仲) LG정도경영TFT 상무는 “협력회사에 대한 부당한 업무처리 등 임직원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수시로 조사를 벌이고 있고 인터넷으로 제보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실적을 너무 의식하다 보면 중소 협력업체와 상생(相生)의 파트너십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면서 “LG가 협력회사들이 가장 믿고 거래하고 싶은 기업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역설하고 있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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