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과 선물/현장에서]허진석/선물, 크기보다 정성으로…

  • 입력 2005년 5월 1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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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여전히 어려운 듯하다. 취재를 하면서 어디선가 돈을 잘 벌고 있다는 소리를 좀처럼 듣기 힘들다.

시장 상인들은 ‘여태 이런 적이 없었다’는 얘기뿐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파리를 날리기는 마찬가지다. 직장인들은 또 어떤가. 예전처럼 정년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미래가 불안해서 가급적 씀씀이를 줄이려고 한다.

사정이 이러니 가정의 달 5월에 줄줄이 있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가정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선물은 정성’이 아니던가.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선물을 하던 추억을 떠올려 보자. 선물 포장지 안쪽에는 약간의 사연을 담은 카드가 꼭 들어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카드는 빠지고 대신 물건 값이 높아졌다.

이런 선물에 익숙해지면 정성을 생각해 볼 여유가 없어진다.

올해 5월에는 선물을 할 때 카드도 꼭 함께 넣어보자. 평소 가족들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선물과 함께 담아보면 어떨까.

꼭 물건 값이 비싸야 좋은 것은 아니다. 서울 동대문시장 문구상가가 밀집한 곳에 가면 유아들이 좋아할 만한 마술용품과 파티용품을 싸게 파는 곳이 제법 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물건들이 500∼2000원대다. 프로펠러가 달린 풍선이 500원, 주사위 눈금을 알아맞히는 마술용품이 1000원이다.

이런 선물은 가격에 비해 훨씬 가치 있는 어린이날 선물이 될 수 있다. 엄마와 아빠가 ‘마술사’로 변신해 함께 놀아 주면 아이들에게 이만 한 즐거움은 없을 것이다.

시간이 없어 적당한 선물을 고르지 못했다면 아이들 배와 등을 두드려 주며 ‘신체악기 놀이’라도 하면 된다.

정성이 있으면 되지 경제력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가족에게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달이 5월이다. 이번에는 꼭 정성이 담긴 선물을 전달해 보자.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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