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기업 의외로 취약하다

  • 입력 2005년 3월 16일 14시 49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국내 대표기업은 세계 주요기업에 비해 단기 부채비중이 높아 금융환경이 급변할 경우 심각한 충격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개발 투자도 부진해 장기 성장성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16일 섬유, 화학, 철강, 전기전자, 자동차 등 5개 제조업종의 2003년 매출액 상위 3개 기업을 세계 주요기업들과 비교한 '우리나라 대표기업과 세계 주요기업간 경영성과 비교'라는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국내 대표기업들의 총 부채 가운데 1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부채의 비중은 2003년 말 현재 65.8%로 세계 주요기업의 49.6%보다 높았다.

특히 외상매입금, 선수금 등 영업과정에서 발생한 부채를 뺀 총 차입금에서 단기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2.0%로 세계 주요기업(33.1%)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개발 투자도 세계 주요기업에 비해 저조해 매출액 중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세계 주요기업 평균이 4.1%인 반면 국내 대표기업들은 평균 3.3%에 그쳤다.

연구개발 투자규모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벌어진다.

15개 세계 주요기업들이 2003년 389억1100만 달러를 연구개발비로 쓴 반면 같은 수의 국내 대표기업들은 13%인 50억6650만 달러에 그쳤다.

그나마 연구개발 투자가 활발한 편인 전기전자 업종의 삼성전자, 삼성SDI, LG필립스LCD의 연구개발비도 IBM, 휴렛팩커드, 마쓰시타전기의 23.7%에 머물렀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부채비율이나 자기자본비율 등 전반적인 재무구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매출액 증가율 등은 세계 주요기업들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국내 대표기업들이 단기부채를 줄이고 신기술 및 신제품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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