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SK텔레콤 신용카드 합작사 검토 왜?

  • 입력 2005년 3월 15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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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과 SK텔레콤(SKT)이 신용카드 합작사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드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용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SKT) 합작사 설립 여부는 LG카드의 경영권 향방과 함께 카드 업계 판도를 바꿀 엄청난 변수”라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SKT 눈 맞았다=두 회사 모두 “아직은 검토 단계”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합작사 추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 수익원을 개발해야 하는 SKT나 비(非)은행 부문을 강화해야 하는 하나은행에 서로가 매력적인 상대이기 때문.

하나은행은 신용카드 부문을 은행에서 떼어내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만들 계획이다. 현재 규모(회원 약 200만 명)로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LG카드 인수, 외국계 은행과 합작사 설립 등 규모를 키우기 위한 방안을 꾸준히 검토해 왔다.

하나은행이 SKT와 합작하게 되면 1890만 명에 이르는 SKT 회원을 신용카드의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SKT는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금융업을 새로운 수익모델로 삼으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02년에는 전북은행 카드사업부 인수를 추진해 양해각서까지 체결했으나 ‘SK글로벌 사태’ 등이 터지면서 결국 무산됐다.

▽금융-통신 융합 가속화=SKT와 하나은행은 신용카드 기능이 있는 금융 칩을 장착해 휴대전화를 신용카드처럼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가 향후 주요한 결제수단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신용카드 기능과 모바일 뱅킹 기능, 공인인증서, 신분증 등을 칩 하나에 얹을 수 있기 때문에 개발할 수 있는 서비스 영역도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카드 이윤희(李潤熙) 기획조사팀장은 “휴대전화에 금융 칩을 넣으면 카드 고객에게 통신료를 할인해 주거나 OK캐쉬백 포인트를 금융 또는 통신 마일리지와 결합하는 등 시장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T 관계자는 “신용카드 회사와 단순한 ‘제휴’ 관계일 때는 새 서비스를 바로바로 칩에 얹어 테스트하는 것이 어렵다”며 “그러나 합작사를 설립하면 새 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이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진 기자 sarafina@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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