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日에 半減될라”…한국진출 日전자-車업계 전전긍긍

  • 입력 2005년 3월 15일 17시 28분


코멘트
최근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 문제 등으로 한국 내에서 반일(反日) 감정이 높아지면서 한국에 진출한 일본의 전자업체와 자동차 업체들이 고심하고 있다.

‘한일 우정의 해’인 올해를 한국 시장 공략의 기회로 삼으려던 일본 기업들은 양국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 일본상품 불매운동 등으로 이어지면 사업계획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BMW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국내 수입차 판매 2위를 차지했으며 올해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최근 사태에 대해 난감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토요타자동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렉서스 승용차의 판매에는 직접적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몰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진출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혼다코리아와 올해 4월 고급차 브랜드인 ‘인피니티’를 한국에 선보일 계획인 한국닛산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다.

또 한국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니코리아와 올림푸스한국 등 일본 전자업체들은 “우리는 한국인이 이끌어가는 한국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올림푸스한국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대책을 세우고 있다”면서 “일본에 본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철저히 한국 기업으로서 활동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한국의 시민단체들이 역사교과서 왜곡에 간여한 우익단체를 지원했다고 지목한 몇몇 일본기업은 본사에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부산한 모습이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주한 일본 기업인들은 반일감정 확산이 일본 기업에 미칠 영향 등과 관련해 한국에 나와 있는 일본 정부 관계자나 다른 기업인들과 활발히 정보를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 기업인들의 모임인 서울저팬클럽(SJC)은 “정치적 문제와 기업 활동을 결부시키지 말아 달라”며 역사교과서 및 독도 문제에 대한 일체의 코멘트를 거절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