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銀 SCB에 매각대금 환차손 벌써 227억원

  • 입력 2005년 3월 10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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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가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에서 받는 제일은행 매각대금 가운데 일부를 당초 발표와 달리 원화가 아닌 달러화로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금과 같은 원화가치 상승(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면 예보가 수백억 원의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재정경제부와 예금보험공사는 제일은행 매각대금 1조6482억 원 가운데 7102억 원을 달러화로 받기로 1월 말 SCB와 합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매각대금을 주당 1만6511원으로 계산해 모두 원화로 받기로 했던 1월 10일의 합의내용을 바꾼 것이다.

예보 관계자는 “올해 말에 6억 달러가량의 자금 수요가 발생해 달러화가 필요한 데다 재경부 측에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달러화 결제를 유도했다”고 말했다.

매각대금은 4월 11일경 입금 예정이며 적용 환율은 달러당 1033∼1050원이다.

따라서 결제시기에 원-달러 환율이 1033원 이상으로 급등하지 않는다면 예보는 7102억 원에 해당하는 6억8750만 달러 정도를 SCB에서 받게 된다.

환율이 지금처럼 달러당 1000원으로 유지될 경우 예보가 실제로 받는 달러화를 원화로 환산한 가치는 6875억 원. 최초 합의처럼 7102억 원을 원화로 받을 때보다 227억 원 적은 것이다.

최근 환율이 하락세를 보여 달러당 900원 선으로 떨어지면 손실은 더 커질 전망이다.

예보 측은 “6억8750만 달러를 받으면 이를 산업은행에 예치한 뒤 7102억 원을 받아 공적자금 상환기금으로 전입시키도록 돼 있다”며 “10월에 다시 산은에 7102억 원을 주고 6억8750만 달러를 되돌려 받기 때문에 그 시점의 환율이 손실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또 “SCB와 결제 방식을 최종 합의할 당시에는 환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 기준 환율을 1033∼1050원으로 잡았다”고 덧붙였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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