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항 “강남수요 대체 최적지” vs “수도권 방위거점 不可”

  • 입력 2005년 3월 9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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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항이 신도시로 개발될 수 있을까. 열린우리당이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에 위치한 서울공항의 이전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해묵은 서울공항 개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강남 집값을 잡을 곳은 서울공항밖에 없다’는 말이 오래 전부터 있을 정도로 서울공항 개발 여부는 건설 및 부동산시장의 초미의 관심사다. 서울 강남권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서울공항 개발론 왜 나왔나=지금까지 서울공항 이전 및 부지 개발은 논의 자체가 금기시돼 왔다. 수도권 집중 억제라는 대원칙에 어긋나는 데다 공군이 수도권 방위의 핵심 거점을 이전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반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국토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행정도시 건설과 180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고 그 대가로 수도권 규제도 완화할 방침을 밝히면서 금기가 깨졌다.

▽개발 찬성 vs 반대=서울공항 이전 및 부지 개발 주장은 성남시와 서울 송파구 등 관련 지방자치단체 및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나왔다. 서울공항은 서울 강남과 붙어 있고 자연환경 및 교통여건이 판교보다 좋기 때문에 강남의 대체 수요를 충족해 줄 최적의 후보지라는 것이다.

성남시는 2020년까지 추진할 시 발전계획안에 서울공항(120만 평)과 주변지역을 묶어 200만 평 규모의 신도시(둔전신도시)를 개발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켜 지난해 말 확정하고 건설교통부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이 신도시를 분당신도시(594만 평), 판교신도시(284만 평) 등과 연결해 서울 강남구(1196만 평)와 맞먹는 1078만 평 규모의 ‘제2 강남’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하지만 공군은 “절대 불가”라고 말한다.

공군에 따르면 서울공항은 수도권에 위치한 최북단 군사공항이자 북한의 공격에 대응할 핵심 기지로서 최적의 입지를 갖춘 곳이다. 따라서 같은 규모와 전략적 입지를 갖춘 대체 부지가 확보되기 전까지는 이전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현지 반응은 담담=서울공항 인근 주민들의 반응은 무덤덤한 편이다.

서울공항에 붙어 있는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에서 20년간 살아 온 이옥민(57) 대흥건축 대표는 “8년 전부터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서울공항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진전이 없었다”며 “구체적인 게 나오지 않는 한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도 차분하다.

서울공항 인근인 성남시 수정구 오야동의 제일공인중개사 김온녕(56) 실장은 “6월로 예정된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으로 가격이 올해 2월까지 오르다가 최근 주춤해진 상태이며 아직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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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성남=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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