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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2월 20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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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소버린이 18일 이례적으로 주요 일간지에 주주의 권리 행사를 촉구하는 전면광고를 게재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지배구조 우수 기업으로 평가받는 ㈜LG와 LG전자의 주식을 각각 5% 이상 인수했다고 밝힘에 따라 SK㈜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투기성 펀드’로 인식됐던 이미지를 개선하고 SK㈜와의 경영권 분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것.
실제로 소버린은 18일 홈페이지(www.sov.com)를 통해 “LG에 대한 투자를 통해 한국시장에 대한 장기적 관심과 활동을 강화하게 됐다”며 장기 투자자로서의 면모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임기가 만료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아야 하는 최태원(崔泰源) 회장 등 SK㈜ 측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SK㈜의 우호지분이 26.8%가량으로 소버린의 14.6%에 비해 우위에 있지만 국내외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들이 어느 편을 드느냐에 따라 상황이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LG그룹도 “대주주 일가가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경영권 위협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긴장감은 늦추지 않고 있다.
간접적인 경영 참여 의지를 밝힌 소버린이 전체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데이콤 등 비(非)수익 사업의 매각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사외이사 비중 확대, 인력 구조조정, 자사주 소각 등의 요구도 추가로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LG그룹이 이를 거부할 경우 소버린이 이를 ‘주주가치 묵살 행위’로 쟁점화해 장기적으로 새로운 의도를 드러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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