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20원대 추락… 7년여만에 최저

  • 입력 2005년 1월 27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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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한 외환딜러27일 원-달러 환율이 7년여 만에 1020원대로 떨어지자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딜러들이 시시각각 환율 변동 상황을 점검하며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긴박한 외환딜러
27일 원-달러 환율이 7년여 만에 1020원대로 떨어지자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딜러들이 시시각각 환율 변동 상황을 점검하며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시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7년 2개월여 만에 1020원대로 하락(원화가치 상승)했다.

이에 따라 수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등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원 떨어진 1028.7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97년 11월 18일(1012.8원)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원화가치가 오르면서 원-엔 환율도 이날 100엔당 995.26원까지 떨어졌다. 원-엔 환율이 1000원 아래로 하락한 것은 200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13포인트 떨어진 924.87, 코스닥종합지수는 2.04포인트 내린 466.45로 각각 장을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028.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오전 한때 1027.1원까지 하락했다. 외환당국은 이날 오후 시장에 개입해 달러를 사들였지만 1030원 선을 지키지는 못했다.

외환딜러들은 중국 위안화에 대한 평가절상 압력이 원-달러 환율 하락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위안화가 평가 절상되면 원화가치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6일 “중국은 위안화 고정환율제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7개국(G7) 재무장관들은 2월 4일 영국 런던에서 회담을 갖고 위안화 절상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이정욱(李政昱) 과장은 “심리적 지지선이던 1030원 선이 무너져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당국이 적극 개입하지 않으면 1000원대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한국은행 이광주(李光周) 국제국장은 “결제자금 및 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출업체들이 달러화를 내다팔면서 나타난 계절적 현상”이라면서도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은행 산하 기은연구소가 지난해 12월 중소 수출업체 391개 사를 조사해 27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84.2%가 환율 하락으로 채산성 악화, 환차손 발생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수출업체들은 원-달러 환율이 1005.7원까지 떨어지면 채산성이 나빠져 수출을 중단해야 하며, 손해 보지 않고 수출하려면 환율이 1115.6원은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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