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배 이름찾기 ‘오락가락’

  • 입력 2005년 1월 19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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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배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울산배가 아직 제대로 된 이름을 갖지 못하고 있다. 특히 통일된 상표가 없어 소비자 혼란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이는 울산배 주산지인 울주군과, 배 판매를 담당하는 울산원예농협이 상표 개발을 놓고 마찰을 빚는 때문.

울산지역 전체 배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울주군은 배의 상표가 ‘범서배’ ‘삼남배’ ‘간절곶배’ ‘농소배’ 등 10여 가지로 달라 판촉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지난해 1월 상표 개발에 착수했다.

대구의 I사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기찬배’라는 상표를 확정한 울주군은 1억원을 들여 울산∼언양간 고속도로변에 광고탑을 세우는 등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강원도 홍천에서 생산되는 술이 ‘기찬술’인 데다 “울산에서 생산되는 배의 이미지를 잘 나타내지 못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기찬’이라는 단어가 ‘매우 좋다’와 함께 ‘형편없다’는 의미도 있어 농민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울산원예농협은 ‘기찬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일자 지난해 12월 뒤늦게 상표 개발에 뛰어들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해 최근 300여건의 응모작 가운데 ‘울산보배’와 ‘한울배’ 등 2개를 대상에, ‘아울배’ ‘간절배’ 등 2개를 우수상으로 선정했다. 원예농협은 이달 말까지 인터넷 투표 등을 통해 이들 가운데 하나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울주군도 대구 I사에 3월말까지 다른 상표를 개발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여서 울산배는 두개의 상표로 불릴 가능성이 크다.

울산시는 울주군과 원예농협에 상표 단일화를 촉구하는 공문만 보냈을 뿐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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